한인커뮤니티 은행권 오하나 뱅크 “눈독”
하와이주 현지 한인자본을 주축으로 지난해 6월 1일 설립된 ‘오하나 퍼시픽 뱅크(행장 현운석)’가 창립 10개월여만에 총자산고가 4,450만달러(2월말 결산기준)에 이르는 등 급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LA지역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이 역으로 하와이 지역에 진출하려는 시도가 한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오하나 뱅크’가 위치한 하와이주 오아후섬 현지 한인 유동인구가 4~5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타인종 커뮤니티층을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착실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자 그 가능성을 엿보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하나(OHANA)’라는 명칭은 하와이 원주민어로 ‘가족(Family)’을 일컫는데 ‘오하나 뱅크’는 그 의미처럼 하와이 지역 일본계, 필리핀계, 한인계 등을 아우르는 범아시아권 커뮤니티 은행의 선두주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역으로 한인 은행 서너곳이 ‘오하나 뱅크’의 하와이 현지화 전략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직원을 파견하는 등 ‘제휴’ 추진을 위해 물밑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오하나 뱅크’는 지난 2004년 현 행장 이하 현지 채용직원들이 약 1년 6개월간의 준비를 거치면서 하와이 현지 한인을 주축으로 마련된 자본금 1,400만달러의 커뮤니티 은행으로 출발했다. 섬 특유의 폐쇄성으로 남가주에서의 자본 투자를 거부하고 순수 하와이 한인 자본으로 설립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일본계 3세인 웨인 리아오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철저히 현지인들과의 협력을 통한 ‘현지화 전략’이 돋보인다. 총 12명의 이사진 중 약 25%인 3명이 비한인으로 구성돼 있고 15명 직원 중 절반 가까이가 한국말을 못하는 비한인이거나 현지 한인들로 라인업이 알차게 짜여져 있다.
현운석 행장은 “자산이 1억달러를 넘어서는 시점을 기해서 본점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해외 관광객들이 몰리는 와이키키 해변에 첫번째 지점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한 뒤 “하와이에는 아직 필리핀계 은행이 없는 것에 착안해 웨스트 호놀룰루에 형성된 약 10만명의 필리핀계 타운을 집중 공략할 뜻”임을 밝혔다.
최고재무담당자(CFO)이자 본점 파수꾼 역할을 겸임하고 있는 제니 이 지점장은 하와이 주립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재원으로 시티은행과 센트럴 퍼시픽 은행 등 주류은행을 거쳐 말그대로 ‘한인은행이 그저 자랑스러워서’ 오하나 뱅크에 합류한 케이스다. 하와이 한인 상공회의소 부회장을 거쳐 이사직을 맡고 있는 등 커뮤니티 봉사활동에 앞장 서고 있어 현지 한인사회에서도 알아주는 ‘억척녀’로 유명하다.
한편 오하나 퍼시픽 뱅크(www.ohanapacificbank.com)는 향후 2년안에 이곳 LA지역에도 대출사무소(LPO)를 설립하는 등 LA로컬 한인 커뮤니티 은행들과의 제휴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한국계 은행과의 고객서비스 교환 등을 추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박상균 기자 / LA
오하나 퍼시픽 뱅크 현운석 행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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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나 뱅크’ 현운석 행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03년말까지 구 PUB 행장을 역임해 LA와도 친숙한 뱅커다.
지난 68년 한국 외환은행에 입행, 미 시카고 지점 창립멤버로 파견 근무한 이후 동경 지점장, 본점 비서실장, LA 지점장을 거친 뒤 일본지역 본부장까지 역임해 한-미-일을 섭렵한 몇몇 안되는 한인 베테랑 뱅커(Banker)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경기고(60회)-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미래은행 박광순 행장과는 한국 외환은행에서 30여년 넘게 동고동락한 동료이며 태평양은행 장정찬 행장과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의 산실인 하와이 지역에 번듯한 한인 커뮤니티 은행이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워 지난 2003년부터 몇몇 현지 한인 재력가들을 주축으로 뜻있게 추진된 은행 설립에 선뜻 참여했다”는 현 행장은 “한국-미국-일본을 오고가며 은행권을 두루 거친 이력과 부합되는 면이 많아 마지막 직장이라는 마음으로 하와이의 한인은행 창출에 투신하겠다”는 포부를 덧붙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