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환 중앙은행장 취임 1주년 인터뷰


▲ 지난해 5월 중앙은행의 MOU해제 발표 기자회견 자리에서
유재환 행장이 환한 얼굴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07 Koreaheraldbiz.com

중앙은행의 유재환 행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감독당국의 행정제재(MOU)가 걸려있고 한국수출보험공사(KEIC)와의 소송이 난제로 남아있던 어려운 상황에서 바통을 넘겨 받으며 행장직을 시작한 그는 이제 애틀랜타 제일은행 인수와 내부 시스템 재정비를 통해 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 1년이 어떻게 흘렀는지 도통 알수가 없을 정도로 바빴다는 그를 본점 행장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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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16일 중앙은행장으로 일선에 복귀한 유재환 행장에게는 시작부터 여러 문제들이 몰려들었다.

MOU가 걸려있던 탓에 LA한인타운 에퀴터블빌딩에 위치한 본점 뒷쪽의 시티센터에 윌셔은행이 들어오는가 하면, 시애틀 제2지점을 들이기 위해 준비해놨던 지점 자리도 오픈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이 일으킨 문제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할수도 있었지만 단도직입적인 그의 경영 스타일은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가는데 빛을 발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2월 C모 직원의 횡령사건이다.

“내부자 고발로 알게 된 횡령사건도 조사를 해보니 예상보다 훨씬 큰 문제였습니다. FDIC 감사관에게 이 사실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신뢰를 심어주었고, 이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시작했습니다”

유 행장은 취임 당시 대대적인 취임식 없이 그 비용을 일선 직원들에게 보너스 형식으로 지급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큰 조직에 새로 들어온 수장으로서 조직의 안정화를 이뤄내기 위한 첫시도로, 그 효과는 컸다.

이후 BSA부서가 격상되며 MOU를 받게 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본격화됐고 본부장제도가 도입됐으며, 비어있던 여러 지점장 자리도 채워졌다. 제이슨 김 부행장의 CCO 발령, 30대의 노준용씨를 가디나 지점장으로 앉힌 것 등 당시 반대가 많았던 인사도 이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년간의 고속성장으로 다소 미흡했던 론프라이싱이나 비용관리시스템 등을 재정비해 은행이 발전하는데 기반이 되는 인프라도 대폭 강화됐다.

이같은 노력에 그의 취임 4개월여만인 지난해 5월, 2년여간 은행의 발목을 잡던 MOU는 전격 해제됐다.

“행장은 인사와 조직장악이 최우선 아닐까요. 잘할 사람을 잘할 자리에 배치하고, 직원들이 안정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랜기간 끝이 나지 않고 있는 KEIC 소송건에 대해서도 유 행장은 연내 해결을 자신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게 소모적이기만 분쟁의 해결을 위한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는 것이 그의 표현이다. 하지만 유 행장은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더이상의 언급을 삼갔다.

유 행장에게 지난 1년이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실속있고 알찬 경영을 통해 양질의 자산을 확보하고 부실율을 낮추는 것이 선결과제일 것이다.

“조직적으로 은행을 경영해 내실있는 성장을 이루내면 시장에서의 평가도 달라져 주가 걱정도 없어질 것으로 믿습니다. 중앙의 주가 하락폭이 타 한인은행들에 비해 적은 것도 그 반증 아닐까요”

흥미롭게도 그가 한미은행장을 맡았을때 자산규모가 중앙은행장을 맡았을때와 비슷한 18억달러 수준이다. 어떻게 보면 이미 한번 해봤던 일인 셈이다. 한인은행가 최대 규모였던 한미와 PUB의 합병도 그의 손끝에서 이뤄졌다. ‘컴피티션’(Competition)이 아닌 ‘코피티션’(Co-petiton)을 주창하는 유 행장이 한인은행가의 격변기가 될 올 한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염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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