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받아갈 학생 없나요”
몇몇 한인은행들이 운영중인 장학사업이 지원자가 모이지 않아 담당자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현재 나라은행과 우리아메리카은행 등 2개 은행에서 대학진학 예정인 12학년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인커뮤니티를 이끌어 갈 유능한 인재들이 꿈을 펼치는데 일조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장학사업이지만 지원자 모집이 여의치 않다는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난 2001년부터 매년 90여명의 학생들을 선별해 장학금을 제공해오던 나라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올해 장학생 인원은 47명에 불과했다.이것은 지난해 92명, 2006년 95명이었던 것에 비해 무려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숫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장학금을 받을만한 자격요건을 갖춘 지원자를 선별하기가 어려웠지만 올해는 거꾸로 지원자가 모자라 걱정했다는 게 나라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15일로 신청 마감한 우리아메리카 역시 총 지급 인원 120명을 조금 넘어서는 지원서를 받기는 했지만 지원서가 쉽사리 모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은행은 1인당 2000달러씩 최다 60명이던 장학생 인원을 수혜자를 늘린다는 취지로 올해부터 1인당 1000달러씩 최다 120명으로 바꾸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은행들이 장학생 모집 홍보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1000달러라는 금액이 갖는 가치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원자 가운데 자격미달인 학생도 적지 않고 한인들의 생활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진데다 대학들의 학비 인상추세가 계속되고 있어 은행 장학금의 매력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칼리지보드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들의 평균 학비는 사립대 3만2307달러, 주립대가 1만3589달러를 기록했다. 4년제 사립대의 지난해 평균 학비 인상률은 5.9%에 달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1000달러라는 금액이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데 지원자가 줄어드는 건 한인들의 생활수준이 올라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라며 “여러 개선책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홍보방법은 물론 장학금 기준을 완하하거나 장학금 금액을 인상하는 등 개선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