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집값 하락 계속 …금융위기 진정 기대감 무색

 미국 월가에 몰아친 금융위기를 촉발한 주범으로 꼽히는 주택가격이 7월에도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나 위기 진정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23일 미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에 따르면 7월 주택구매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3%(계절조정치) 하락했으며 전달인 6월보다는 0.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은행권의 모기지관련 손실과 상각 규모가 5천230억달러에 달한 가운데 금융권이 대출자격요건을 강화하면서 미국내 9개 지역중 8곳의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의 전달대비 하락률 0.6%는 블룸버그가 경제학자 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평균 추정치 0.2%의 무려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모기지은행협회가 최근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올해 주택구입자금 대출규모는 9천300억달러로 작년 1조1천600억달러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30년짜리 모기지의 평균 금리는 6%로 작년 6.3%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분기 주택압류 비율은 2.75%, 1회 이상 상환이 연체된 모기지는 6.41%에 달했다.
 전국부동산중개사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올해 주택판매는 최고치였던 2005년보다 29%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며 주택가격의 중간값은 4∼7%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세는 월가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를 진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천억달러를 투입해 금융기관 등의 모기지 관련 채권 등 부실채권을 사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주택가격이 계속 하락한다면 모기지를 상환할 수 없는 주택구입자들의 연체와 주택압류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천억달러를 투입해 모기지 관련 부실채권을 사주려는 재무부의 계획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전적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더글러스 엘멘도프 선임연구원은 “재무부의 계획도 많은 사람들이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변경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의 펀더멘털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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