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실질적으로 0%나 마찬가지인 수준으로 내리면서 한인은행들이 가뜩이나 경쟁이 심한 예금금리를 어떻게 할지 고심하고 있다.
FRB가 16일 기준금리를 0~0.25%로 내리면서 가뜩이나 비현실적인 예금금리를 제공해 오던 금융기관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간 수익마진보다는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앞다퉈 높은 이자의 예금상품을 선보여 왔지만 기준금리가 0%가 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간 한인은행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고 예대비율(Loan to Deposit Ratio)을 낮추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예금상품을 선보여왔다. 좁은 시장에서 14개 은행이 뛰어든 경쟁구도로 고금리 예금상품 외에는 딱히 차별화할 수 있는 여지도 없어 4%를 넘어서는 이자를 지급하는 한인은행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0~0.25%가 되면서 우대금리(Prime rate)는 3~3.25%가 되니 여기에 0.25~0.5% 정도의 마진을 붙여 대출을 해 온 은행들 입장에서 4%의 예금금리를 제공하는 건 밑지는 장사가 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제로금리가 되면 아무리 프리미엄을 준다 해도 예금금리가 3%를 넘어선 안된다”며 “유동성과 수익성의 밸런스를 맞추기가 더욱 어려워져 예금영업 전략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은행들이 당장부터 현실적인 예금금리를 적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아예 대출이 더욱 줄어드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한인은행들은 경쟁구도가 여전한 상황에서 혼자 금리를 낮출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역마진으로 끌고 가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 당분간은 극심한 눈치보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0~0.25%라는 사상초유의 기준금리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건 아니다. 변동이자로 대출금을 갚는 대출자들은 낮은 금리로 페이먼트를 맞춰가기 쉬워지기 때문에 은행들로선 부실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FRB가 순차적으로 조금씩 금리를 인하해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올초 기준금리가 4.25%였던 점을 기억해 본다면 변동이자로 대출금을 갚는 대출자들의 페이먼트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염승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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