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내에서 뿐 만아니라 미국 전체에서도 부촌으로 불리는 오렌지 카운티의 뉴포트 비치 초입에 대형 한식당 Y가 있습니다. 뉴포트비치는 어바인과 이웃 동네로 판사, 의사 등 소위 ‘사’ 자가 붙은 직업군 및 초고소득층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최소 200만불이 넘는 주택들이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백인 마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전 우리 한인 동포들의 수도 그리 많지 않은 동네에서 백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용감하게(?) 대형 한식당을 오픈한 김사장님 부부. 한창 성업 중이던 부에나팍의 한식당을 과감하게 처분하고 백인 부촌의 상징인 뉴포트비치에 깃발을 꽂은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한번 도전해 보고 싶었답니다. 우리 전통 한식으로 백인 주류사회에서 한번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답니다. 약 5,000스퀘어피트의 넓은 매장 내부를 백인들의 취향에 맞게 최고급으로 장식하고, 가장 좋은 육질의 재료와 신선한 야채만을 엄선하여 당당하게 제값을 받으면서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습니다. 7년전 처음 개업하였을 때 부모의 손을 잡고 따라 왔던 꼬마가 이제는 6피트의 거구가 되어 다시 찾아오고 있습니다. 식당에 들어서면서 반갑게 맞아주는 김사장님 부부와 포옹할 정도로 정이 들었답니다. 테이블에서 즉석으로 조리돼 입에서 살살 녹는 코리안 바베큐는 다른 나라의 음식들과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감칠 맛 때문에 절대로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상 가득 채워지는 반찬들이 모두 기본 가격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 종류의 다양함에도 놀랐고, 또 채식위주의 한식 반찬들의 정갈함과 웰빙음식이라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한식을 세계의 음식으로 만드는 키워드는 다름아닌 무료로 한상 가득 채워지는 반찬들과 육류와 김치와 나물 등 채식이 어우러지는 웰빙 식단입니다. 세계의 어느 음식이 10가지가 넘는 사이드 음식을 무료로 끊임없이 제공합니까. 그러나 아직도 한식을 접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백인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모르고 있습니다. 일본인이 운영하는 일식당에서는 단무지를 몇조각 시켜도 돈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한때 일본인들이 스시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하여 자기네들 기준에 맞는 일식점만 정식 일식당으로 인정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 한인들이 일식당을 점유하면서 일어난 일이지요. 그러나 서양인들은 물론 일본인이나 중국인들은 절대로 한식당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수십가지나 되는 반찬들을 맛깔스럽게 만들어 내는 우리 한인들의 손맛을 어떻게 따라오겠습니까. 이제는 대한민국 국가차원에서 한식의 세계화 캠페인을 벌여야 합니다. 전시행정적인 말로만 하는 캠페인이 아닌 진정한 한국음식 알리기를 시작하여야 합니다. 한국문화 및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책자를 대량으로 무료로 공급해주고 , 또 캠페인 비용도 분담하는 등 실물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식당의 오너들이 개별적으로 타인종에게 한식알리기 캠페인을 추진하기에는 비용적 부담이 너무 큽니다. 각 지역의 한인회가 중심이 되어 전 업소가 공동으로 비용을 분담하여 참여하는 우리 음식알리기 캠페인을 지체없이 시작하여야 합니다. 우선 지역별 한인타운에 있는 대형 음식점들을 중심으로 공동마케팅을 시작할 것을 제안합니다. 특히 LA 한인타운은 미국 한인경제의 대동맥입니다. 인근의 베버리 힐즈나 할리우드, 산타모니카의 부유층 백인들이 우리 음식에 호감을 갖고 한명 두명 우리 업소를 찾을 때 우리 한인타운경제도 서서히 살아날 것입니다. 오너들과 종업원들을 상대로 마케팅 교육도 해야 합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그 골이 깊을수록 신속하게 대응책을 마련하여 시행을 하여야 합니다. 위기는 기회입니다.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입니다.
서수호/디베이스 마케팅 대표▶필자 연락:(714)532-3300/dbasepow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