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은행이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전후 최악의 경제난국 상황에서도 잇따라 증자를 실행하는 가운데 이 은행 이사진의 적극적인 추가 투자 참여가 동력이 되고 있어 주목된다. 새한은행은 이달 말 또는 5월 초까지 시한으로 700만달러 규모의 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실시한 증자에서도 절반 이상을 직접 부담했던 새한은행 이사진은 이번 증자에서도 이미 목표액의 절반이 넘는 규모를 직접 투자로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다. 여러 은행들이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전반적인 여건상 쉽게 증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새한은행 이사진은 유난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은행의 생존전략에 앞장서서 팔을 걷어 부치고 있는 것이다. 새한은행 이사진은 지난해 1390만달러의 증자액 가운데 53%에 해당하는 737만 2000달러를 부담했다. 이번 2차 증자에서는 지난해 1차 증자 때와 같은 주당 3.50달러로 최근 장외시장(OTC) 거래가인 1.45달러보다 높게 책정돼 있다. 불과 5개월전인 지난해 증자에 참여한 외부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한 가격 책정이다.
그런데도 1일 현재 목표액 700만달러의 79%에 달하는 550만달러가 이미 6명의 이사들에 의해 약정됐으며 나머지 금액도 큰 무리없이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투자에 대한 자산가들의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새한은행은 주주들인 이사들이 솔선수범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
새한 이사진은 12명으로 구성돼 다소 많은 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인원이 많기에 이사회 모임 때 안건에 대한 소모적인 찬반 논란이 잦았다. 하지만 최근 증자 과정과 지난해 육증훈 행장 선임 과정 등에서 나타나듯 금융위기 이후 이사진이 단합돼 은행과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이사진은 매달 받던 이사회비도 절반으로 줄였다. 이사진 가운데 초창기 멤버가 8명이나 돼 은행에 대한 애착이 크기에 이같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변신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새한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과 고객 그리고 커뮤니티에 모범을 보이기 위한 모습”이라며 “이사진 수가 많은 게 지금같은 어려운 시기의 증자에서는 큰 도움이 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위기 상황이 화해와 단합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새한 이사들의 충성도 높은 열정으로 이번 고비만 극복하면 은행이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은행내에 퍼지고 있다. 염승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