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미국의 변호사 업계가 경제위기로 고전하고 있다.
대형 로펌들은 고용 변호사들을 정리해고하면서 신규 채용도 무기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미국의 웹사이트 로셕스닷컴(www.lawshucks.com)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3천149명의 변호사가 정리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로펌들만 추산한 것이라 실제 중소규모 로펌까지 합치면 ‘해고 변호사’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직장을 잃은 변호사는 전년에 비해 66%가 급증, 10년 만의 최고 수준인 2만명에 달했다 지난해 8월 다니던 로펌에서 정리해고된 새뮤얼 스미스 변호사는 “직장을 잃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로 많은 젊은이들이 변호사 업계로 뛰어들고 있으며 그동안 업계에서도 실제로 대량 정리해고 같은 것은 거의 없었다”며 “이런 사태가 오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짬을 내 변호사 업계의 뉴스와 관련 글들을 모으고, 변호사와 법률 소비자들이 익명으로 로펌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한 웹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구직 중”이라고 말했다. 실업자 변호사가 늘자 뉴욕시변호사협회는 협회가 생긴지 135년 만에 처음으로 일자리를 잃은 회원 변호사들에게 구직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형로펌들도 로스쿨 3학년생들의 채용을 미루고 있다. 미국에서 로스쿨 학생들은 보통 졸업하기 1년 전에 로펌행을 결정하고 입사 계약을 맺는데, 1년 전 직장을 구하고 올봄에 로스쿨을 졸업하는 초임 변호사들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일거리를 못 받는 경우가 태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최근 뉴저지주 뉴어크에서는 정식 일자리를 잡기 전에 파트타임 일거리를 구하고 있는 로스쿨 졸업생들을 위해 구직 박람회가 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는 이런 실업 변호사들에게 동정심을 갖는 게 온당치 않다고 말한다. 변호사들의 임금 수준이 미국에서 여전히 ‘최상급’이기 때문.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미국의 변호사 평균 연봉은 11만8천280달러였다. 시간당 56.87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의 제조업 실업자 수가 94만5천명에 달한 것에 비해 실직한 변호사 숫자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