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 현금주고 산다


▲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움직임이 다소 둔화된 가운데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지역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곳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아시안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은 LA 지역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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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중개인협회조사, 10명중 6명은 휴양지·투자 등 세컨드홈 용도

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동향이 2008~2009년 사이에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협회(NAR)가 미 전역의 3785명의 브로커및 에이전트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5월말부터 올해 5월말까지 1년 동안 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고객의 미국 부동산 매입을 최소한 1건 이상 중개한 에이전트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23%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조사했을 당시의 26%에 비해 3%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신용경색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에게 팔린 미국내 주택수는 총 15만4000채로, 2007~2008년 조사기간의 17만채에 비해 9.4% 줄어들었다.
 
지난 5월말 현재 외국인들이 사들인 주택의 중간가격은 전년도 같은 기간의 19만 8천달러에 비해 25% 높아진 24만7천달러에 달해 매입자금력은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인 바이어의 절반에 가까운 45.8%가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이는 미국내에서 주택 융자를 얻기가 전년도에 비해 현저하게 어려워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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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규모는 총 387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약 117억2460만달러의 현금이 해외로부터 미국 부동산 시장에 유입됐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부동산을 구입하는 외국인들을 국적별로 분류하면 캐나다가 17.6%로 가장 많았다. 영국이 10.5%로 그 뒤를 이었고, 멕시코(9.8%) 인도(8.5%) 중국(5.4%)의 순서였다.캐나다 영국 중국 등 3개국 출신 바이어의 비중은 전년도에 비해 낮아졌으나 멕시코와 인도출신의 미국 부동산 매입 비중은 높아졌다.
 
외국인들이 매입하는 미국내 부동산의 형태를 살펴보면 바이어의 69%가 단독 주택을 샀으며, 18%는 콘도미니엄, 8%는 타운홈을 매입했다.
 
오피스빌딩이나 상가같은 상업용 부동산 매입비중은 해외 바이어 전체의 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미국 부동산을 매입하는 목적을 보면 휴가철 주거용도가 33.9%, 투자를 겸한 휴가철 주거용도가 23.5%로 각각 나타나 10명 중 6명은 전적으로 투자가 목적이기 보다 휴가철을 지내기 위한 세컨드홈 용도인 셈이어서 눈길을 끈다. 임대수입을 목적으로 한 바이어는 전체의 18.3%였으며 훗날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한 순수 투자용도로 상업용 부동산을 사들인 바이어들은 전체의 3.5%에 그쳤다. 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지역은 대체로 전역에 걸쳐 골고루 이뤄지고 있으나 플로리다(23%)와 캘리포니아(13%) 텍사스(10.7%) 애리조나(7.1%) 등 5개주가 전체 매입지역의 절반을 넘었다. 이들 5개주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관문 지역인데다 기후가 온화해 외국인 부동산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으로 NAR은 풀이했다. 플로리다주는 유럽과 남미출신, 캘리포니아는 아시안 바이어들에게 각각 인기가 높았다. 외국인 바이어들 가운데서 46%는 대도시 교외지역을 선호했으며 도심지의 부동산을 매입하는 바이어 비중은 25%에 달했다. 나머지 29%는 리조트나 지방 소도시 등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NAR의 수석 경제학자인 로렌스 윤씨는 “주식시장이 살아나고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되는데다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는 추세인만큼 외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여건은 상당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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