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지금이 투자적기’

캐나다 투자자인 아서 웡은 소매할인매장에서 후려친 가격으로 상품을 대량 구매하는 것처럼 라스베가스와 피닉스에서 콘도를 주워담고 있다.
 
옵티머스 부동산펀드의 사장인 웡은 한 때 29만달러를 호가하던 라스베가스 콘도를 채당 6만2500달러의 현금으로 18채를 산 것을 포함해 자금난에 빠진 개발업자들로부터 모두 60채의 콘도를 구입했다.
 
웡은 “근래 부동산 투자는 100년에 한 번 있을 법한 기회”라면서 “이미 500만달러의 현금를 부동산 구입에 썼으며 앞으로 수개월 새에 남서부에서 수백만달러를 더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근래 미국 부동산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올들어 상반기만 하더라도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지난해 수준보다 낮았다. 그러나 부동산 중개상들은 뉴욕에서 라스베가스에 이르기까지 최근 몇달새 외국인 구매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미 소매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08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외국 투자자가 구입한 미 주택과 콘도는 15만4천채로,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17만채에 비해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 6월부터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달러환율이 엔화, 유로화, 캐나다 달러에 비해 9-11% 포인트 떨어지는 등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예를 들면 브라질,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 등에서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있는 것. 이들은 주로 현금을 손에 쥐고 뉴욕의 센트럴 파크 주변의 600만달러에서 1천550만달러 가격 수준의 콘도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맨해튼의 코코란 그룹 부동산의 중개인인 바버라 루소는 “외국 투자자들은 문열고 나가 뉴욕의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콘도를 원한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를 바탕으로 최저가 구매를 원하지만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주택시장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내에 주택을 구입해 임대 수입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휴가를 보낼 곳으로 여기는 투자자들도 있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경제위기 속에서도 국제 유가 인상 등으로 이득을 본 캐나다와 인도, 중동,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미국 내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몰리는 곳은 단연 플로리다 주로, 전체 외국인 투자의 4분의 1일 집중된다. 현재 마이애미의 집값은 지난 2006년 가장 가격이 비쌀 때와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마이애미 주택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마이애미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피터 잘레우스키는 최근 아르헨티나, 캐나다, 콜롬비아, 이탈리아, 노르웨이, 베네수엘라 등에서 온 바이어들과 마이애미 도심에 소재한 콘도 7채의 매매 계약을 추진중이라고 소개했다.
 
(마이애미 AP=연합뉴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