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국 은행실적 하이닉스 덕에 웃는다

국내 은행들의 1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유가증권 매각이익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작용한 가운데 보유 중이던 하이닉스 주식을 처분한 것이 실적개선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해 4분기 당기순이익 178억원이라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000억~50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4분기 1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우리금융지주도 올 1분기 5000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또 신한금융은 5000억원 이상, 하나금융은 3000억원 내외의 실적이 예상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이 이어지고, 대기업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크게 줄어 실적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해 4분기 은행 실적은 금호그룹 대손충당금이 최대변수였다면, 이번 분기는 지난 달 16일 이뤄진 하이닉스 보유지분 블록세일이 최대변수로 꼽힌다.
 
외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단 소속 8개 기관은 하이닉스 주식 3928만3000주를 매각해 9232억원을 벌어들였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2070억원, 신한은행이 1550억원의 일회성 이익을 봤다.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과는 달리, 건설사 부실은 은행권 순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건설업체인 성원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성원건설 등 한계기업 부실화 이후 건설업체 추가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우려와 달리 영향이 크지 않고, 우리금융의 경우 성원건설 추가 충담금 규모는 200억원 내외로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은행 수익성의 주요지표인 순이자마진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지난 2월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은행들은 예대율 관리를 위해 1~2월 중 고금리 특판예금을 쏟아냈으나 예금 조달 목표를 이룬 뒤 바로 예금금리를 낮춰 수익성을 높였다.
 
그러나 1분기의 실적 회복이 2분기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데다, 이달부터 채권은행들의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다시 충당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양호한 편이지만 중소기업의 연체율 상승 등은 주시해야할 대목이다. 1분기 하이닉스 변수처럼, 2분기에는 5월 상장되는 삼성생명 보유지분 매각이익이 일회성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를 제외한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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