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인수 초읽기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한 외환은행 인수 후보로 올라섰다. 이에따라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금융측의 의도대로 과점주주 4, 5곳으로 구성되는 컨소시엄에 매각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이로써 국내 은행업계는 국민, 우리, 하나, 신한의 빅4 체제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최근 외환은행 지분 51.02% 매각과 관련해 하나지주와 상당한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가 하나지주와 구속력 없는 협상 과정을 진행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론스타 측에 정통한 은행권 관계자 역시 “당초 론스타와 협상을 진행 중이던 호주계 ANZ은행보다 하나지주의 협상이 더 현실적이고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이라며 “하나지주와의 협상 진행이 공개된 이상 ANZ와의 협상은 무의미해졌다”고 전했다. ANZ은행은 론스타와 가격 격차가 커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를 하나지주에 매각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을 위해 하나금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수주일 내에 매각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산규모 200조원(3분기 말 기준)의 하나지주가 116조원대의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국내은행 지주사 중 우리금융(332조3000억원), KB금융(329조7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회사가 된다.

금융당국은 하나지주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회사 편입 승인을 위한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여전히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적격성 심사를 미루고 있어, 금융당국의 행정처리가 선결돼야 하나지주의 편입 승인 심사도 순조롭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편 금융권에선 자본력을 갖춘 KB금융그룹이 내부 정비를 마친 후 우리금융지주의 인수에 다시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민ㆍ오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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