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대형은행들이 금융위기 후 대폭 삭감했던 주주 배당금의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런 움직임은 경기호전과 금융시장의 안정 덕에 금융회사들의 경영여건도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만 국민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주목된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올 상반기 배당금 인상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지난 14일 보도했다. 금융권의 배당 인상 시기는 경영상황에 따라 다소 달라지겠지만 강한 실적 호전 추세를 보이는 JP모건체이스와 스테이트스트리트, US뱅코프, 웰스파고 등 대형은행들이 빠르면 3월에 배당금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해 주주들에 대한 배당을 대폭 삭감했었다. 예를 들어 JP모건의 경우 금융위기 전 배당금이 주당 1.52달러였으나 지금은 20센트에 불과한 수준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 소속 금융주들의 전체 배당금은 2007년 510억달러었으나 지난해에는 190억달러로 대폭 줄었다. 은행들은 배당 인상 전에 재정 상태가 견실해졌음을 감독 당국에 입증해야 하고 정부의 지원금도 모두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주 실시되는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배당금 인상을 승인하는데 결정적인 자료가 될 전망이다. 은행들의 이러한 배당금 인상 움직임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펜하이머의 은행담당 크리스 코노우스키 애널리스트는 은행 배당 인상은 일반 투자자들에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은행과 금융 감독 당국, 정치권에겐 민감한 이슈라면서 “모두 ‘살찐 고양이’들이 다시 배당을 받는다는 비난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족집게’로 통하는 금융 애널리스트인 메리디스 휘트니도 “배당금을 올리는 것은 바로 앞만 보는 정책”이라며 “단기적 관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채울 것이 아니라 멀리보고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 줄 해외기업과의 M&A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휘트니는 “은행들이 배당금을 크게 올리더라도 금새 낮출 것”이라며 은행의 상업부동산과 주택 시장관련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한편 현재 단 한곳도 배당금 지급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한인은행들의 경우 더딘 수익성 회복 속도로 인해 배당금 지급 재개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