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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은행의 대출이 늘어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씨티그룹, 웰스파고,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대형 은행의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들 3개 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한인은행들의 경우 아직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대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 대형은행 대부분 10% 이상 대출 증가 = 씨티그룹의 경우 소매은행 대출이 전년 동기보다 15% 늘어난 1330억달러를 기록했다. 웰스파고는 C&I 대출이 11% 증가한 1670억달러에 달했다. 씨티, 웰스파고, JP모건스체이스 등 3개 은행의 대출은 전년 동기보다 410억달러 증가한 2조1400억달러를 기록했다. 제임스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대출받으려는 수요가 모든 곳에 존재한다”며 “기업, 소비자, 아시아, 남미, 무역금융 등 다양한 업종과 지역의 개인과 기업들이 대출을 받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은행의 대출 증가세는 높은 실업률, 저조한 투자, 유럽의 재정 위기 등에 시달리는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은행 대출 증가는 개인과 기업이 앞으로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소비와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대출도 증가 = 은행 대출 뿐만 아니라 소비자대출 실적도 소비 증가 및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용카드 사용액, 자동차 대출, 학자금 대출 등 소비자대출은 9.9%의 증가세를 보였다. 2001년 11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유럽재정위기로 대출 수요 미국에 몰려 = 대형은행의 대출 증가세에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한몫을 했다. 유럽 은행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대출을 줄이자 유럽의 기업들이 미국 은행에서 자금을 구하고 있다. 즉 유럽의 대출수요가 미국으로 넘어 오는 것인데 이 현상은 미국에 금융위기에 빠졌을 때와는 반대되는 현상이다. 다이먼 CEO는 “유럽 은행의 대출 축소도 대출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한인은행, 아직 감소세, 올 하반기 증가 기대 = 한인은행들의 대출은 지난 2008년 말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그리고 하와이에서 영업 중인 한인은행들의 대출의 합계는 2008년말까지만해도 130억달러가 넘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는 113억5655만달러까지 내려갔다. 한인은행들의 대출의 감소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 감소폭은 올들어 전년대비 계속 줄고 있다. 특히 BBCN뱅크의 전신인 나라은행의 경우 2010년말부터 대출이 증가세로 돌았고 중앙은행도 지난해 3분기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흑자전환에 있어서 한인은행들이 대형은행들에 비해 크게 더딘 면을 보였듯이 대출 증가세 전환도 한인은행들은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렇지만 올해 각 은행들이 영업력 강화 및 재도약을 선언하고 나선 만큼 올 하반기 정도에는 대출도 증가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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