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실망감에 하락

2일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안정화 대책을 내놓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2.18포인트(0.71%) 떨어진 12,878.88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0.14포인트(0.74%) 내려간 1,365.00, 나스닥 종합지수는 10.44포인트(0.36%) 빠진 2,909.77에서 종료됐다.

시장의 관심이 온통 유럽에 집중된 상황에서 ECB가 이날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였지만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실망감만 키웠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 매입에 즉각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공언한 터여서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부양책을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위임받은 권한 이내에서 공개적인 시장 조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향후 몇주 동안 그런 조치들을 검토할 것”이라며 다음 기회로 미뤘다.

ECB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으며, 물가와 경기를 좀 더 지켜본 뒤에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역시 기존 통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했다.

전날 종료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도 `3차 양적완화’(QE3)와 같은 특단의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마크 챈들러 수석 전략가는 “모든 중앙은행이 9월로 약속을 미뤘다”면서 “즉각적인 조치가 없는데 대한 실망감이 상당히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용지표는 다소 악화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이 36만5천명으로 전주의 35만7천명보다 늘었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인 지난 6월의 공장주문 실적도 0.5% 줄면서 한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평균(0.5% 증가)보다 부진한 실적으로, 제조업의 경기 둔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제유가는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은데 대한 실망감으로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78달러(2.0%) 내린 배럴당 87.13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46센트(0.4%) 떨어진 배럴당 106.42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을 했지만 시장에 언제, 어느 정도로 개입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드라기 총재는 다만 “ECB가 공개 시장 조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유통시장에서 직접 매입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러나 당장 구체적인 조치를 기대했던 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알맹이 없는 원칙론으로 평가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나오자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다시 연 7%를 넘어서 위험 수준으로 들어갔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이틀간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끝에 별다른 조치를 내놓지 않아 시장의 실망감은 더욱 컸다.

이에 앞서 드라기 총재는 지난주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밝혀 시장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금값은 달러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월물이 전날보다 16.60달러(1.0%) 떨어진 온스당 1,590.70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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