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night has come and the land is dark. And the moon is the only light we’ll see. No, I won’t be afraid. Just as long as you stand, stand by me” (밤이 다가와 세상이 깜깜해져도, 보이는 것은 달빛밖에 없어도 나는 두렵지 않아. 당신만 내 옆에 있다면…)
세상 그 어느 가수의 노래가 이보다 더 절절할 수 있을까.
첫 인사와 함께 당신들의 노래가 궁금하다 했더니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노래를 시작한다.
‘스키드로우 밴드’(Skid Row Band). 전설적인 록그룹과 같은 거창한 이름이라 생각할까봐 얼른 덧붙인다.
“우리는 거리의 노숙자들입니다”
LA다운타운 샌페드로 스트리트와 5가와 6가 사이에 있는 작은 골목인 ‘스키드로우’는 일반인들은 꺼리는 곳이다. 수많은 노숙자가 있어 이 동네에서는 아예 ‘스키드로우’하면 ‘노숙자’라는 의미로 통한다. 바로 이곳에서 지내는 노숙자들로 구성된 밴드, 그래서 ‘스키드로우’다.
“모두가 웃기지 말라고 했죠. 늬들이 노래를 부른다고? 하며 우리를 조롱했지만 우리는 해냈어요. 우리는 기타도, 키보드도, 베이스도 연주하는 진짜 밴드예요”
보컬이자 밴드의 리더인 샤논 버튼(Shannon Burton)은 몇해 전 까지만 해도 카트를 밀며 스키드로우 거리를 떠돌던 노숙자였다. 그의 절친이자 밴드일을 돕고 있는 제임스 파햄(James Parham)도 그랬다. 술에 취해 카트를 밀고 다니던 그들은 이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한다. 자신들을 구원한 하나님을 찬양하며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손을 내민 곳은 지난 10년 간 스키드로우 거리에서 사역을 펼치고 있는 한인 국제봉사단체 월드쉐어센터(미국법인장 양윤 목사)였다. 월드쉐어센터는 거리에서 노숙자들에게 한끼 먹을 것을 주는 대신 비전을 주고자 했다. 작은 공간을 마련해 컴퓨터, 팩스 등을 놓고 잡서치를 할 수 있도록 했고 주소를 제공해 가족과 연락을 취하도록 도왔다.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김희기 팀장은 “우리의 바람은 이들이 다시 가정으로,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 연결고리가 되고자 한다”고 말한다.
샤논과 제임스는 가끔 센터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고 결국 이곳에서 새 삶을 찾았다. 이제는 아예 센터의 봉사자로 일하며 거리의 친구들을 센터로 데려오는 일을 한다. 흑인 목사님을 모시고 주일마다 예배도 드린다. 아직 잠은 거리에서 자고 있지만 하루종일 센터에 머물며 노숙자들을 돕는 것이 이들의 일과다.
“왜 목사님과 예배를 드리고 찬양을 드릴 때마다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행복해서 김팀장님과 얘기를 하다가 찬양팀을 만들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죠. 노숙자 중에는 상당한 실력을 가진 뮤지션들이 많거든요(웃음)”
그렇게 시작된 것이 찬양사역팀 ‘스키드로우 밴드’다. 밴드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있는 몇몇이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늘 멤버가 달라졌다. 내일에 대한 개념도 약속도 책임도 중요할 것이 없는 이들에게 어쩌면 밴드구성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악기도 한 음악사에서 후원한 기타하나가 전부였다.
샤논과 제임스, 그리고 김희기팀장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샤논과 제임스는 친구들을 설득했고 김팀장은 이들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악기를 구하러 뛰어다녔다.
“모든 것이 놀라운 은혜였다. 진심이 통한 8명이 정예멤버로 모였다. 한 목사님이 교회문을 닫으시며 사용하던 악기도 헐값에 주셨다. 연습장을 제공해 주신 분도 있다. 하지만 이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멤버들의 변화였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스키드로우 밴드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 흑암같은 그들의 인생에 빛이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매주 화요일 모여 연습하며 ‘무언가 함께 한다’는 희열을 맛보았다.
“작년 10월 3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예요. 우리가 첫 공연을 한 날이거든요. 노래와 연주요? 형편없었죠(웃음). 하지만 우리를 보던 사람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죠. 우리를 그렇게 보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없었거든요. 너무 감격해서 우리는 거의 울뻔 했지만요”
지난해 한인교회 등지에서 6번의 공연을 가진 ‘스키드로우 밴드’는 불러주면 어디든 가는 마음씨 좋은 밴드다. 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진심’, 보는 이와 듣는 이, 부르는 이들까지 힐링시키는 파워가 있다.
샤논과 제임스는 말한다.
“스키드로우 밴드는 이제 우리의 모든 것이예요. 거리의 친구들에게 말하죠. 와서 우리를 보라고. 스키드로우 밴드가 30명으로 늘어나는 것이 새해 우리 소망이예요. 아, 더 많은 한국교회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스키드로우 밴드 공연 문의: (한국어)213-435-3489/(영어)213-784-3227/웹사이트:www.worldshareusa.org
하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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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사와 함께 당신들의 노래가 궁금하다 했더니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노래를 시작한다.
‘스키드로우 밴드’(Skid Row Band). 전설적인 록그룹과 같은 거창한 이름이라 생각할까봐 얼른 덧붙인다.
“우리는 거리의 노숙자들입니다”
LA다운타운 샌페드로 스트리트와 5가와 6가 사이에 있는 작은 골목인 ‘스키드로우’는 일반인들은 꺼리는 곳이다. 수많은 노숙자가 있어 이 동네에서는 아예 ‘스키드로우’하면 ‘노숙자’라는 의미로 통한다. 바로 이곳에서 지내는 노숙자들로 구성된 밴드, 그래서 ‘스키드로우’다.
“모두가 웃기지 말라고 했죠. 늬들이 노래를 부른다고? 하며 우리를 조롱했지만 우리는 해냈어요. 우리는 기타도, 키보드도, 베이스도 연주하는 진짜 밴드예요”
보컬이자 밴드의 리더인 샤논 버튼(Shannon Burton)은 몇해 전 까지만 해도 카트를 밀며 스키드로우 거리를 떠돌던 노숙자였다. 그의 절친이자 밴드일을 돕고 있는 제임스 파햄(James Parham)도 그랬다. 술에 취해 카트를 밀고 다니던 그들은 이제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한다. 자신들을 구원한 하나님을 찬양하며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손을 내민 곳은 지난 10년 간 스키드로우 거리에서 사역을 펼치고 있는 한인 국제봉사단체 월드쉐어센터(미국법인장 양윤 목사)였다. 월드쉐어센터는 거리에서 노숙자들에게 한끼 먹을 것을 주는 대신 비전을 주고자 했다. 작은 공간을 마련해 컴퓨터, 팩스 등을 놓고 잡서치를 할 수 있도록 했고 주소를 제공해 가족과 연락을 취하도록 도왔다.
센터를 책임지고 있는 김희기 팀장은 “우리의 바람은 이들이 다시 가정으로,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 연결고리가 되고자 한다”고 말한다.
샤논과 제임스는 가끔 센터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고 결국 이곳에서 새 삶을 찾았다. 이제는 아예 센터의 봉사자로 일하며 거리의 친구들을 센터로 데려오는 일을 한다. 흑인 목사님을 모시고 주일마다 예배도 드린다. 아직 잠은 거리에서 자고 있지만 하루종일 센터에 머물며 노숙자들을 돕는 것이 이들의 일과다.
“왜 목사님과 예배를 드리고 찬양을 드릴 때마다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행복해서 김팀장님과 얘기를 하다가 찬양팀을 만들면 좋겠다는 얘기를 나눴죠. 노숙자 중에는 상당한 실력을 가진 뮤지션들이 많거든요(웃음)”
그렇게 시작된 것이 찬양사역팀 ‘스키드로우 밴드’다. 밴드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심있는 몇몇이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늘 멤버가 달라졌다. 내일에 대한 개념도 약속도 책임도 중요할 것이 없는 이들에게 어쩌면 밴드구성은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악기도 한 음악사에서 후원한 기타하나가 전부였다.
샤논과 제임스, 그리고 김희기팀장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샤논과 제임스는 친구들을 설득했고 김팀장은 이들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악기를 구하러 뛰어다녔다.
“모든 것이 놀라운 은혜였다. 진심이 통한 8명이 정예멤버로 모였다. 한 목사님이 교회문을 닫으시며 사용하던 악기도 헐값에 주셨다. 연습장을 제공해 주신 분도 있다. 하지만 이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멤버들의 변화였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스키드로우 밴드 모두의 마음을 움직였다. 흑암같은 그들의 인생에 빛이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매주 화요일 모여 연습하며 ‘무언가 함께 한다’는 희열을 맛보았다.
“작년 10월 3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예요. 우리가 첫 공연을 한 날이거든요. 노래와 연주요? 형편없었죠(웃음). 하지만 우리를 보던 사람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우리를 보며 미소짓고 있었죠. 우리를 그렇게 보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없었거든요. 너무 감격해서 우리는 거의 울뻔 했지만요”
지난해 한인교회 등지에서 6번의 공연을 가진 ‘스키드로우 밴드’는 불러주면 어디든 가는 마음씨 좋은 밴드다. 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진심’, 보는 이와 듣는 이, 부르는 이들까지 힐링시키는 파워가 있다.
샤논과 제임스는 말한다.
“스키드로우 밴드는 이제 우리의 모든 것이예요. 거리의 친구들에게 말하죠. 와서 우리를 보라고. 스키드로우 밴드가 30명으로 늘어나는 것이 새해 우리 소망이예요. 아, 더 많은 한국교회에서 노래하고 싶어요”
▲스키드로우 밴드 공연 문의: (한국어)213-435-3489/(영어)213-784-3227/웹사이트:www.worldshareusa.org
하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