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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N, 윌셔, cbb 등 이사수 줄어 = 지난달 30일 열린 BBCN뱅크의 지주사인 BBCN뱅콥의 주주총회에서 연임 이사 후보로 이름이 올라온 이사들은 스티븐 브로이디, 루이스 코소, 정진철, 케빈 김, 김영석, 김상훈, 이정현, 백제선, 황윤석 이사 까지 총 9명이다. 지난 2011년 합병 추진 당시 이사진은 나라은행 이사출신 7명(박기서, 백제선, 존 박, 황윤석, 스티븐 브로이디, 루이스 코소, 앨빈 )과 중앙은행 출신 7명(김영석, 데이빗 홍, 정진철, 김창휘, 김상훈, 이정현, 케빈 김)이었는데 합병 합의 후 2년사이 5명이나 줄었다.
이들 중 데이빗 홍 이사는 BBCN 출범 직전 별세했으며 BBCN의 초대 이사장인 박기서 이사장도 올해 1월 암투병 끝에 별세했다. 그리고 올해 주총에서는 존 박 이사와 김창휘 이사가 연임 후보에서 탈락했다. 또 BBCN이 지주사와 은행의 CEO를 분리하면서 지주사 이사에서 행장도 빠졌다.
지난달 29일 주총을 가진 윌셔은행도 리처드 임 이사와 해리 시아파리스 이사가 정년으로 은퇴했다. 따라서 이날 연임이 확정된 김규현, 박영희, 유재환 이사(행장)를 포함해 도널드 변, 로렌스 전, 고석화, 크레이그 마우트너, 존 테일러 이사까지 총 8명으로 이사수가 줄었다.비상장은행 중에서 cbb뱅크의 경우도 지난 2010년 당시 9명이었는데 현재는 6명이다.
▶추가 영입 없어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은행 규모에 비해 이사수가 많은 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최근의 이사수 감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많다. 이사수가 많은 것이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견 통일이 어렵고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연결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특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이사들의 경우 자칫 편견에 붙잡힐 수 있다는 점도 우려도 있었다.이사들이 줄었지만 은행들은 추가적인 영입을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 물론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 꼭 필요하다면 영입을 추진하겠지만 이전처럼 투자자란 이유만으로 이사로 앉히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BBCN의 경우 나라와 중앙의 이사들이 합쳐지면서 그 수가 크게 늘어 너무 많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자연스럽게 이사수가 정리되면서 지금이 오히려 은행 규모를 고려하면 적당하다는 평가다. BBCN의 케빈 김 회장은 “추가 이사 영입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이 어느 특정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어드바이저가 필요할 경우에 영입에 나설 것이다. 다시말해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이 되는 인물이 있으면 언제든지 영입할 의사가 있지만 현재 이사수가 줄었기 때문에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한 이사 영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윌셔은행의 고석화 이사장도 “정년으로 이사에서 물러나는 이사들도 언제든지 은행을 위해 좋은 충고를 할 수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인원수가 줄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은행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영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M&A 대비책? = 은행들이 이사들의 추가 영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이사수가 많았기 때문도 있지만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에 있어 어느 정도 이사수에 여유를 가지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현재 한인은행권에서는 겉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M&A를 위한 물밑 작업들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만일 M&A가 성사돼 은행이 합쳐질 경우 이사수와 영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이사의 추가 영입을 하지 않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즉 이사수가 적으면 은행이 합쳐진 뒤 이사수가 늘어나도 큰 문제가 되지 않으며 합병이 아닌 인수를 할 경우에도 인수되는 은행의 이사 중 우수한 인물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BBCN의 출범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두 은행이 합치는 경우 이사와 경영진에서 누구를 제외시키기는 참 힘든 일이다. 따라서 이사수를 미리 낮춰 놓으면 M&A를 한 뒤 이사가 합쳐지더라도 이사수 논란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고 이는 M&A 성사를 위한 논의 과정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제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