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중심서 임대관리서비스 업무영역 확대…금융과 조합능력 필요
1 1재건축·모듈러하우징 등 저가격·맞춤형 전략 유망사업 등장 전망
주택사업이 최대 위기로 몰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현금 흐름이 깨지고 자금이 잠기면서 100대 건설업체 중 도산되거나 부도 상태인 주택업체만도 30여개사에 달할 정도다. 중소업체 도산은 더욱 심각하다. 7000여개를 상회하던 사업자 수가 4900여개로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1980~90년대의 부동산경기 침체는 경기순환 사이클에 따른 것으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차 회복, 대호황기에 접어들곤 했다. 하지만 현재의 장기 침체는 주택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회복이 묘연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수요감소, 경영부실 등 업체 내부적 요인 외에 인구 및 가구, 저성장 등 부동산 시장 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택사업은 막을 내렸는가, 향후 주택사업의 활로는 어떻게 찾아야하는가 등 미래 주택산업 비전과 유망 사업방향을 진단해본다.
▶대량공급 시대 막 내려…도시개발에 건강 라이프사이클 개념 접목해 성장 유도=6.25전쟁 후 재건→근대화ㆍ도시화를 배경으로 시작된 주택산업은 아파트, 고층아파트의 대량공급 바람을 타고 급격히 성장해 최고 성장기인 1991년에는 업체 수가 8700여개사에 달할 정도로 번창했다. 수요 증가로 연간 50만~60만가구 이상을 건설하면서 대형업체의 주택비중이 50~80%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수요 감소로 잠시 부동산경기가 침체했으나 2000년 들어 재차 부활했다. 되레 호황 바람을 타고 시행 이익까지 흡수, 최대 호황을 구가했다.
하지만 2007년 최대 공급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수요가 급감, 연간 30만가구 수준도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체 수는 현재 4900여개로 줄어들었고 건설업체당 사업 비중도 10~30% 정도로 떨어진 상황이다. 더구나 향후 생산가능인구가 2016년을 정점으로 하락하는데다 신규 주택 수요를 견인하는 30~40대 인구 역시 2016년을 기점으로 감소, 일본처럼 자산 디플레 현상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가능인구와 주택가격, 전문가 설문조사 등을 종합하면 연평균 3%선에 움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양적 성장면에서 보면 주택보급률이 103%에 달하는 가운데 자가점유비율 역시 독일(45%)보다 높고, 프랑스(56%)에 맞먹는 53.75%대에 이르러 주택사업이 한계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여가주택과 주말주택 등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생겨나고 세대연계 주택, 귀농귀촌 주택 수요 등 신수요가 생겨나지만 이는 단일상품 대량공급 시대에서 계층별 특화시장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일 뿐이다. 고밀화와 녹색성장, 사생활 보호와 비용 절감, 주택규모 변화, 시니어 및 글로벌 공간, 고급서비스와 문화 등이 화두가 되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질적 변화 시대는 거주중심 가치를 비롯해 다운사이징, 명품주택 등 다양한 주택 니즈를 수반한다. 시니어와 일자리가 중심되면서 도심을 선호하고 의료, 요양, 쇼핑, 문화 등이 복합된 주택 니즈 수용이 관건이다.
주택시장은 고밀화와 녹색성장, 사생활 보호 등 계층별 특화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거주중심의 가치를 비롯해 다운사이징 등 다양한 니즈를 수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질적 3세대 니즈 소화, 임대관리 등 업역 확대 필요=이 같은 소품종, 신수요 니즈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업역의 확대가 절실하다. 예컨대 분양 위주의 주택사업을 임대와 관리까지 포함해야 한다. 단순 정주 기능에서 지역과 환경, 레저 등 새로운 니즈를 소화해낼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 건설과 관리, 임대관리 등이 필수로 거론되는 이유다. 또 디자인면에서는 광장공원에서 카페, 스트리트몰, 아웃도어 등으로 공적 공간을 확대 개편하고 주거 공간도 헬스, 도서관, 문화시설, 편의시설 등으로 용도를 혼합해야 한다. 용도분리,수평적 분화에서 용도혼합, 수직적 분화방식으로 단지 설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주택을 결정하는 요소별 특화 전략도 중요하다. 고령화와 소득 상승, 소유 특성별로 타깃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도시재생사업은 개발권과 관리운영권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초고층화와 용도복합(상업ㆍ업무), 지역보존에 근거를 두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 금융시장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조합 능력이 절대 요구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격차가 좁혀지고 월세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상업용 금융의 투자대상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리츠에 대한 주택기금을 출자하여 도시재생사업 지원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은 예다. 공적 보증과 투자ㆍ융자등으로 지원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도 주택금융 면에서 필요하다. 건국대 이헌석 교수는 28일 개최된 미래주택산업 비전 세미나에서 “80년대 이전의 단독 시대, 2010년까지의 고층아파트 시대, 그 이후의 세컨드 하우스 등 다양성 시대 등 주택시장을 3세대로 구분할 경우 앞으로의 주택은 개발분양 중심에서 특화와 관리운용, 감성 문화 등을 수용하는 질적 개선 위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주거 트렌드 수용하는 미래 유망 사업으로 진화해야=인구 및 가구 변화와 주택가격 안정화 기조 정착 등 수요 특성을 고려한 유망사업 발굴 및 패턴 변화가 요구된다. 4S(Sale price 착한 분양가, Small size 소형 강세, Smart design 틈새공간 활용, Silver industry 고령화 수용) 트렌드 시장이 시작된다는 데서 사업방향을 찾아야 한다. 구체적 사업 패턴을 들면 1 1 재건축이 꼽힌다. 이는 재건축 또는 재개발 조합원이 본인 거주용과 전용 60㎡ 이하 임대소형주택을 합쳐 입주권 2가구를 배정받는 것으로 무조건 분양 위주의 사업을 벌이는 현행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 임대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는 현상과 실속형 주거 니즈를 동시에 수용하는 것으로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조합원이 2가구를 분양받는데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어 호응도가 높을 전망이다.
공업화 주택(모듈러 하우징)도 유망사업이다. 이는 표준화한 규격의 모듈 공장에서 제작, 현장에서 조립 완성시키는 공법으로 민간 저가격 주택공급전략과도 맞아떨어진다. 이미 3개월 만에 평당 600만원대의 건축비로 짓는 모듈러 한옥이 실용화되고 있으며 민간 토지를 장기 임대해 계약종료후 이축하는 방식으로 선뵌 이동형 모듈러 하우스도 좋은 사례이다. 땅콩주택 사업도 검토해 봄직 하다. 하나의 토지에 건물은 하나지만 좌우로 분리되는 독립된 구조를 가지는 2가구 독립거주 단독주택을 짓는 것으로 주택투자 인식이 감소하고 단독주택에 관심이 높아지는 니즈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멀티홈(세대분리형 주택)사업 역시 시대적 추세를 반영한 신주택사업이다. 부모와 자녀세대가 한집에 거주하면서도 별도의 아파트처럼 독립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가구 주인 부모와 동거하는 30~40대 성인 자녀 비중이 크게 증가(서울 48만5000명)하고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증가로 처가, 시가에 사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향후 맞춤형 공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