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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라면 의례 기대하는 것이 연말 보너스다.
현금 흐름도 많고 전체적인 매출 규모도 타 업종에 비해 많은편인 LA다운타운 지역 한인의류업계는 한인 직장인들에게는 연말 보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업종으로 분류된다.
호경기 때는 두달치에 달하는 월급을 연말 보너스로 받기도 했지만 한인 의류업계의 연말 모습은 최근 들어 크게 달라졌다.
연말이면 황금 같은 보너스를 지급 받아 즐거움을 만끽 했던 LA다운타운 의류업계 종사들의 표정이 올해는 그다지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매출과 영업 이익으로 인해 보너스를 지급할 업주들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한게 가장 큰 요인이다. 업계 추산으로 올 한해 감소한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0~15%수준에 달한다. 영업 이익은 이 보다 더 감소했다는 것이 한인 의류도매 업주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처럼 한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지급할 만한 여력을 갖춘 업체는 올해는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과거 보다 크게 줄어 평균적으로 2주치에 해당하는 급여를 보너스로 지급했던 것에서 올해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만 몇푼의 보너스를 받게 되면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다.
작년에 절반 수준인 1주일치분의 급여를 보너스로 지급한다고 해도 업주의 부담은 만만치 않다.
우선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디자이너, 패턴, 마킹&그래이딩, 샘플메이커 등 상대적으로 고임금의 직원들이 많아 1주일 치만 계산해도 족히 1만 달러를 훌쩍 넘긴다. 여기에 실질적으로 제품 판매에 참여하는 세일즈 담당자나 매장 판매 직원까지 더하면 2만 달러를 우습게 넘기게 된다.
그나마 이 추산은 규모가 작은편에 속한다. 개발 파트에만 1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간급 이상의 업체들은 챙겨야 할 식구들이 20명은 족히 넘는다. 1주일 치만 계산해도 5만 달러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한 셈이다.
가득이나 올 한해 장사도 신통치 않았던 상황에서 업주들에게는 부담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 해 동안 수고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을수는 없다는 반응이 많다.
한 업주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고생한 직원들은 외면 할수 없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너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주는 “업체는 많고 능력 있는 직원 구하기는 쉽지 않아 자칫 연말 보너스라도 적게 주면 타 경쟁 업체로 이직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으로 어쩔수 없이 올해도 보너스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