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2만~2만5000명의 한인을 비롯해 히스패닉계 노동자를 포함해 총 7만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하고 있는 이 지역 업계의 자금 흐름상 한인타운내 소매업계는 의류, 봉제, 원단 등 패션디스트릭내 업종의 매출 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매달 받는 월급 이외에 많게는 1달치 급여 이상에 달하는 보너스를 지급하는 이 지역의 특성상 연말 한인타운 소비 경기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식당, 선물 및 생활용품 판매점 등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한인타운 내 소매상들에 따르면 12월 한단 매출이 1년간의 매출 중 20%에서 많게는 30%까지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높다고 전했다.
15~20만명으로 추산되는 한인타운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 중 의류와 관련된 업종 종사자와 가족을 포함하면 7~10만명에 달하는 막대한 인구 분포를 보이고 있다.
3200만 달러 규모로 보이는 이들 업계의 연말 보너스 규모 중 실제 한인타운 소매 업계에 풀리게 될 금액은 1000만 달러에서 많게는 15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호황기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로 크게 감소했지만 여전히 소매 업체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인 셈이다. 나머지 금액은 크레딧 카드를 비롯해 1년간 차곡 차곡 쌓은 부채를 일부라도 줄이기 위해 사용할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해마다 보너스 봉투가 가벼워지는 탓에 식당이나 술집, 관광업체들은 예년보다 크게 감소한 연말 손님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매년 손님도 줄고 씀씀이 역시 줄었다는 것이 업주들의 의견이다.
관광업계의 반응도 비슷하다. 불황기에 접어든 이후에도 2~3년 가량 연말이면 의례 다운타운 의류업체에서 들어 오던 단체 여행 예약이 올해는 찾아 보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한 관광업체 관계자는 “주로 10명 안팎의 인원이 3일에서 길게는 1주일 가량 단체로 예약하던 업체들이 2년전부터 크게 감소하더니 올해는 아직 문의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단체 예약 뿐 아니라 갈수록 가벼워지는 보너스 봉투 탓에 가족 단위의 여행 예약도 눈에 띠게 감소한 것을 볼수 있다”며 “특히 2주간 유급으로 휴가를 받던 것에서 1주 유급과 1주 무급으로 전환돼 10일 이상의 고가의 투어를 즐기던 수요까지 함께 감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남가주한인음식업협회 왕덕정 회장은 “해마다 송년모임의 규모나 횟수가 줄어 상당수 음식업주들이 예년 처럼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몇년간 연말 한인타운 소비 경기의 큰 축이였던 의류나 봉제 업계의 보너스 규모까지 크게 줄어 음식업주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 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