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스트린을 통해 만나는 놀이공원

영화는 작가의 상상력과 감독의 연출력으로 탄생하는 종합예술선물세트이다.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수도 있지만 때로는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화려한 볼거리를 전할 수도 있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마치 놀이공원에 온 것처럼 화려한 볼거리를 주는 영화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유럽으로 돌아간 듯한 배경과 초호화 캐스팅 배우들의 절묘한 연기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영화는 가상의 동유럽 국가 주브로브카 공화국의 세계 최고 부호 마담D(틸다 스윈튼 분)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다녀간지 얼마 안돼 살인을 당하고, Mr. 구스타프(랄프 파인즈 분)가 살인범으로 지목되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또항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둘러싸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영화 속 배경이 되는 가상의 동유럽 국가인 주브로브카 공화국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단순한 미학적 공간에 그치지 않고, 1930년대 파시즘과 이후 공산주의가 점령한 동유럽의 모습, 전쟁 이전의 아름다운 시절의 모습 등 20세기 현대사를 압축시켜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화려한 특수효과로 도배된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화려한 볼거리가 넘치는 ‘아트버스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사소한 소품 하나부터 캐릭터, 시대, 역사까지 촘촘하게 세워나가며 아름다운 상상 속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볼거리는 미술관 같은 세트와 소품만이 아니다. 스키와 썰매를 이용한 추격전은 동계올림픽 경기보다 더 짜릿한 느낌을 준다. 이 장면을 위해 스톱 모셔 애니메이션, 합성 배경 그림, 미니어처 세트 등 다양한 기법이 사용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 뿐만아니라 배우들의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연기로 가득하다.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에드워드 노튼, 주드 로, 윌리엄 데포, 마티유 아말릭, 시얼샤 로넌 등 명배우들의 연기는 시종일관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주인공들의 모험을 통해 나타나는 전쟁과 이념의 갈등은 유럽의 어두운 과거를 표현한다. 영화는 화려한 과거를 남기고 낡고 빛바랜 오늘을 남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통해 화려한 과거와 빛바랜 오늘을 남긴 우리의 일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3월 20일 국내 개봉.
여평구 이슈팀기자 /hblood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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