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등, 헬렘김 부녀- 차기 OC한인회장 아버지와 과 LA 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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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부녀가 나타났다.

지난달 OC한인회장에 당선된 김가등 당선자(현 OC한인회 이사장)와 LA카운티 수피리어 코트 판사직에 출마한 헬렌 김 검사. 그러고 보니 유난히 선한 눈매며 웃는 모습이 영락없이 붕어빵이다. 각각 OC와 LA에서 널리 알려진 한인 인사였는데 두 사람이 부녀지간이라는 것을 대부분 몰랐다.

잘 자란 딸 자랑 한번이라도 했을 법하고 든든한 아버지를 의지할 만했을텐데 ‘글쎄… 각자 일이 바빠서’라는 ‘쏘우 쿨’한 모습까지, 그 아버지의 그 딸이다.

딸이 캘리포니아 한인 여성 판사가 되기 위해 매서운 선거판에 뛰어들었는데도 아버지는 그저 묵묵히 지켜볼 뿐이다. 늘 그랬듯.

“아버지는 늘 확고하셨다. 무엇보다 가족을 위하는 삶,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삶, 어느덧 그걸 내 삶에 적용하고 있다”

오는 6월과 7월, 각각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는 아버지와 딸을 만났다.

전형적인 이민1세 아버지와 1.5세 딸

김가등 이사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이민 1세다.

“1970년 미국에 왔다. 모두 그랬듯 막막했다. 가진 것은 없고 말도 통하지 않았다. 아내와 딸들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수 밖에 다른 길은 없었다. 달리다 보니 길이 보였고 달리다 보니 이만큼 왔더라”

이민 1세들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역시 ‘자식농사’. 그런 면에서 헬렌 김 검사 또한 전형적인 1.5세다.

“미국에 온 것이 5살 때다. 아빠는 늘 많이 바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빠가 우리와 놀아주지 못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 일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감사와 존경심이 생겼다”

바쁘지만 늘 가족이 최우선이었던 아버지. 장녀로서 책임감 있고 늘 착하기만 했다는 딸. 딸을 아버지를 아버지는 딸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부녀간의 정은 견고하다.

고된 이민생활 십 여 년. 수산업과 주유소를 경영하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생길수록 점점 ‘커뮤니티 힘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LA웨스트 라이온스클럽, 미주동포후원재단, 상공회의소 등 도움이 필요하다면 가서 열심히 일했다.

헬렌 김 검사는 “언제부터인가 아빠는 커뮤니티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한인들이 힘이 있었으면…그곳에도 한인들이 있었으면… 늘 듣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내 진로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회상한다.

부전여전… 그들의 두 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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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만 셋인 딸 부잣집. 하지만 엄한 아버지는 딸들을 독립적으로 키웠다. 장녀인 헬렌 김 검사 아래로 차녀 줄리 김씨는 뉴욕에서 변호사로, 삼녀 신시아 김씨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소아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김가등 이사장은 “딸들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자라준 것 같다. 서로가 서로의 멘토가 되면서 말이다. 맏딸인 헬렌에게 특히 고마운 부분”이라며 맏딸을 대견해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그 시대 한국 아버지들이 그렇듯 마음껏 예뻐하며 사랑한다 말해주지 못했다. 헬렌 김 검사 또한 갸녀린 외모와는 달리 부모에 대해 사랑 표현에는 서툴다. 그러나 함께 했던 최고의 순간에 대한 기억은 같다.

‘결혼식에서 딸 아이 손을 잡고 입장 했는데… 솔직히 놓기가 싫더라’는 아버지의 고백. 헬렌 김 검사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헬렌 김 검사에게도 두 딸이 있다.

오늘 6월 3일 예비선거에 출마하는 목적은 딸들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가치있는 도전’임을 가르쳐 주고 싶기 때문이란다. 자신도 아버지에게 배운 것처럼 말이다.

21년 경력의 베테랑 검사로서 부족함이 없는 환경이지만 그녀는 ‘한인으로서의 책임감’을 판사출마 이유로 들었다.

“LA카운티에 한인판사는 5명에 불과하다. 한인 인구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한인판사가 적다는 것은 한인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가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제 한인의 경제력 못지 않게 정치력을 결집시켜야 할 때라고 본다”

딸의 선거운동에 팔을 걷어 붙이고 거들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조용히 웃는 아버지. ‘내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딸을 돕는 일’이라고 말한다.

김가등 이사장은 오는 7월 제24대 OC한인회장에 취임한다. OC한인종합회관 건립, 상주 영사문제 등 OC한인회가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넘친다. 김 이사장은 OC한인회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한인회관 문제를 임기 내 꼭 실현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헬렌 김 검사가 6월 선거에서 승리하면 선출직 판사가 된다.

이미 또 다른 코트(오피스 82) 판사에 출마해 러닝 메이트의 기권으로 당선이 확실시 된 앤 박 검사와 함께 한인사회는 보석 같은 두 명의 여성 판사를 얻게 되는 것이다.

김가등 이사장은 헬렌 김 검사의 아버지가 아닌 이민 1세대 아버지로서 당부한다.

“한인 이민사는 이제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때다. 커뮤니티의 정치력는 내가 참여하지 않으면 절대 강해질 수 없다. 아무리 후보가 뛰어나도 표를 얻지 못하면 지는 것이 정치다. 투표에 참여

해 달라”

하혜연 기자

<사진: 헬렌 김 검사는…>

지난 20여 년 간 형사 사건을 전담해 오면서 살인, 강간, 강도, 카제킹 등 수 천 건의 강력사건 범죄자들을 법정에 세운 LA카운티 검찰청 소속의 베테랑 검사다

1990년대 초, 중반 한미연합회 이사를 지냈으며, 1997부터 98년까지 한미변호사협회, KABA 회장을 역임하며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오는 6월 3일 선거에서 LA카운티 수피리어 코트 ‘오피스 76′ 판사직에 출마, 일본계인 앨리슨 마쓰모토 에스트라다 검사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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