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호박처럼 생긴 애를 왜 서비스하게 해”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10일 소위 ‘갑질’ 논란으로 전국을 뜨겁게 달군 ‘백화점 VIP모녀‘와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이날 방송에서 대한항공 전 현직 승무원와 직원들의 증언들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를 퍼스트클래스에서 자주 모셨다는 전직 여승무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박같이 생긴 애를 왜 서비스 하게 해‘라고 했다. 결국 그 여승무원은 얼굴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늘상 있어왔던 일이 알려진 정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또 한 직원은 “언론에 터졌어 그렇지 우리에게는 늘상 있어왔던 일이다”고 밝혔다.

비행기와 승무원 관련 업무에는 모든 상황들이 메뉴일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한 현직 남자 승무원은 오너일가의 말이 곧 메뉴얼이라고 했다. 그는 “(퍼스트 클래스에서) 와인을 좀 더 빨리 승객에게 서비스하자는 취지에서 바스킷 없이 하는 것으로 메뉴얼이 바뀐 것도 모르고(심지어 그 규정도 조 전 부사장이 바꿔놓고), ‘왜 바스킷 없이 하느냐’고 혼내는 조 부사장에게 아무도 메뉴얼 변경 사실을 지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너일가의 말이 메뉴얼인만큼 말대꾸를 하다가는 “비행기 세워”와 같은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지 아버지뻘 되는 임원에게도 ‘당신이 누구때문에 밥 먹는 줄 아느냐’고 욕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퍼스트 클래스 여승무원에게는 “너는 이것을 아직도 몰라, 병신아”라는 모욕적인 말도 했다고 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건네진 USB 자료 속에는 예사롭지 않은 남자들의 대화가 흘러나왔다.

“어떤 이유를 대더라도 그게 부사장님 지시가 아니라 사무장의 의견을 듣고 판단했다고만 하면 되는 거지. 나를 믿어. 한 달만 있으면 다 잊혀지는 건데, 대신에 이번 일이 잘 수습되면 내가 잊진 않을게.”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조현아 부사장의 책임을 최소화 해야 한다.”

놀랍게도, 이 USB 속에는 승무원들을 회유하고 있는 회사 관계자들의 대화와 국토부 조사관들의 목소리도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이전의 진술과 이후 진술이 달라졌다.

또한 ‘땅콩 회항’ 사건에서 피해당사자인 박창진 사무장은 “욕설도 듣고 파일로 맞기도 했지만, 폭행이 없었다고 진술해주면 계열사 대학교에 교수자리를 주겠다고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땅콩 회항 당시 퍼스트 클래스에서 근무하던 여승무원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조사실로 향하던 엘리베이터 앞에서 웃는 표정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가 하면 재벌 3세의 운전기사를 했다는 한 남자는 “나를 부를때에는 ‘야’ ‘너‘ 두가지 뿐이었다. 끝까지 내 이름을 몰랐다“면서 ”돈을 쓰라고 카드를 건네줄 때에도도 툭 하고 던졌다.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다. 천민이랑 손 잡기 싫다는 것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식과 규칙을 무시한 ‘갑질’이 여전히 횡행하고 있으며, ‘땅콩회항‘ 사건은 이런 상황의 압축판이라고 했다.

이날 ‘그것이 알고싶다’는 말미에 기업의 정도를 걸었던 유한양행 설립자인 고 유일한 박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유한양행 연만희 전 고문은 “(유일한 박사님은) 회사내에 친척이 있으면 파벌이 형성돼 회사 발전에 지장을 받으니 살아있을 동안에 내 가족 친척은 모두 내보낸다고 하셨어요”라고 전했다. 실제 유일한 박사는 아들과 조카를 해고했다.

유일한 박사는 기업이 가족을 위한 게 아니라 민족을 위한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박혀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유일한 박사는 정치자금을 내지 않아 세무조사를 당하기도 했지만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안나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일한 박사 이야기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일 뿐인가…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