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선임기자의 대중문화비평]‘꽃남’과 ‘국민첫사랑’의 열애 후폭풍…이들의 손익 방정식은?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 비상한 관심
이미지 타격…상품가치 변화 불가피

탄탄한 팬덤·콘텐츠 보유한 이민호보다
최근 CF외 별 활동없는 수지가 더 손해
음악·연기로 자신의 영역 꾸준히 구축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는 것이 최선

이민호와 수지가 사랑한다는 사실이 거센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다. 중국, 일본, 필리핀의 온라인 사이트 반응이 뜨겁다. 수지의 소속사의 주가가 열애설 발표 당시에는 떨어졌다가 회복되기도 했다. 그들이 런던에서 묵었다는 샹그릴라 호텔의 숙박비가 얼마인지에 관한 기사도 나오고 있다. 둘 다 국내를 넘어 한류 스타이니 만큼 이들의 열애에 대중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열애로 인해 이들이 쌓은 이미지의 변화는 상품 가치의 변동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민호 소속사는 최근 “이민호가 열애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해주었다. 유럽이라 해도 유명인이어서 조심스럽게 행동했는데, 런던에까지 와서 자신들의 사생활을 찍어갈지는 몰랐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부터 미행당한 셈이니 생각해보면 더욱 기분이 안좋다는 것이다. 연예인이라 해도 디스패치의 사생활에 대한 보도는 수위를 한참 벗어났다.

건강한 미혼남녀가 사랑을 하는 건 아름답고 축복받을 일이다. 그런데 둘의 열애설을 보도하면서 런던호텔, 2박3일과 같은 단어들이 제멋대로 짜깁기가 돼 돌아다니고 있기도 하다. ‘호텔, 2박3일, 성공적’이라는 댓글도 있다.

이민호와 수지가 이로 인해 받을 타격이 심각할 수 있다. 특히 수지에게는 더욱 그렇다. 남녀가 연애하다 발각되면 여자가 더 불리하다는 유교적 시선에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민호는 남자라서 피해를 보지 않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영역,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많은 드라마를 성공시키고, 영화와 드라마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꽃보다 남자’를 시작으로 ‘시티헌터’ ‘상속자들’ 등을 히트시켰다. 최근에는 복고풍 느와르 영화 ‘강남1970’로 연기변신을 시도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지는 국민첫사랑 이미지를 얻게 한 ‘건축학이론’이후 별다른 콘텐츠를 남기지 못하고 있다. 그 이후 한 것이라곤 많은 이미지를 소비하는 CF에 나오는 것이었다. 벌써 수지는 ‘국민여동생’과 ‘국민첫사랑’ 자리를 내놓았다고 말한다. ‘국민여동생’은 호명되어지는 이미지여서, 이미지가 바뀌면 당연히 내려놓아야 한다. CF도 국민여동생과 국민첫사랑 이미지가 없는 상태에서 현상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별다른 콘텐츠가 없는 수지에게는 연애가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수지에게도 이번 연애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위기는 기회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했다. 수지는 음악과 연기로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miss A가 ‘허쉬(Hush)’이후 1년 5개월 만에 컴백했다. 지난 30일 자정 공개된 miss A의 7번째 프로젝트 앨범 ‘Colors’의 타이틀곡 ‘다른남자말고 너’는 당일 멜론, 엠넷, 올레, 소리바다, 지니뮤직, 벅스, 몽키3, 싸이월드뮤직에서 1위, 다음 뮤직 3위에 오르며 음원차트를 점령했다. 수지는 이번 앨범에 민과 함께 작사가로도 참여했다. 수지는 팀내에서 보다 건강하고 사랑스러운 퍼포먼스를 선보여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더 강화해야 한다.

수지는 이민호와 연애하는 스타라는 이슈와 국민첫사랑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음악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수지의 음악작인 평가가 miss A 전체의 음악성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miss A는 데뷔곡인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이 워낙 대박 히트를 치는 바람에 이후 발표된 노래들이 상대적으로 왜소해보인다. 그러니 수지는 개인적인 음악적 평가와 함께 팀의 음악적 존재감도 강화시켜야 한다는 미션이 부과된 셈이다. 수지가 아티스트의 길을 걷는 뮤지션은 아니지만, 6년차 걸그룹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성과는 내놔야 한다.

그 다음 수지가 노려야 할 것은 연기다. 수지는 ‘건축학개론’ 이후 출연했던 드라마 ‘빅’과 ‘구가의 서’ 등에서 연기자로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배역들도 거의 ‘국민여동생’의 이미지와 연관된 캐릭터여서 이미지가 생산되지 못하고 소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게다가 강력한 존재감도 표출하지 못했다. 이제는 ‘국민여동생‘과 ‘국민첫사랑’의 이미지를 버리고 완전히 다른 배역에 도전해 연기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것이 연애하는 수지가 연기자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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