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볼만한 영화] 故 폴 워커를 위한 헌사, ‘분노의 질주: 더 세븐’ 등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이 주의 화제작> 故 폴 워커를 위한 완벽한 헌사, ‘분노의 질주: 더 세븐’

(감독 제임스 완/출연 빈 디젤, 폴 워커 등/개봉 4월 1일)

레이싱 액션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7번째 작품으로 돌아왔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감독 제임스 완)은 극장의 좌석이 아닌, 슈퍼카의 운전석에 올라탄 듯한 쾌감을 주는 영화다. 전매특허 카 체이싱을 넘어, 이번엔 차량을 이용한 공중전까지 선보인다. 여기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일본 도쿄 로케이션 촬영과 속도감 넘치는 편집 등으로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눈이 호강하는 작품을 완성했다.

도미닉(빈 디젤 분)과 멤버들은 거대 범죄 조직을 소탕한 뒤 각자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중 도미닉은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고, 그 순간 도미닉의 집은 폭파당해 잿더미로 변한다. 전편에서 도미닉과 멤버들이 처리한 오웬 쇼의 형인 데카드 쇼(제이슨 스타뎀 분)가 동생의 복수를 위해 벌인 일이었다. 위기감을 느낀 도미닉과 멤버들은 다시 모이고, 데카드 쇼에 맞서 반격을 준비한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레이싱 액션의 교과서’로 불리는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한층 진화된 자동차 액션을 선보인다. 벼랑 끝에 내몰린 브라이언(폴 워커 분)이 추락 직전의 버스를 이용, 가까스로 탈출하는 에피소드는 제임스 완 감독의 재치가 빛나는 장면 중 하나. 두 시간 여 가량 혼을 빼놓는 액션 장면들 가운데서도 단연 압권은 슈퍼카 5대의 스카이다이빙과 최고시속 390㎞의 슈퍼카가 아부다비 고층빌딩을 관통하는 장면이다. 특히 슈퍼카 스카이다이빙 장면은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닌, 실제 슈퍼카와 촬영팀이 자유낙하하며 촬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기존의 자동차 액션을 넘어선 다양한 설정은 물론, 액션의 스케일이 커진 만큼 관객들의 쾌감도 배가 된다.

한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고인이 된 폴 워커에게 바치는 완벽한 헌사이기도 하다. 13년을 ‘브라이언 오코너’로 살아온 폴 워커는 이 작품 촬영이 한창이던 2013년 11월 30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한때 영화 제작이 중단됐으나 그의 출연 분량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촬영이 재개됐다. 따라서 폴 워커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웠을 지 팬들의 궁금증이 컸다. 폴 워커 생전에 촬영하지 못한 일부 장면은 그의 친동생 2명이 연기하고, 폴의 얼굴을 합성하는 식으로 완성했다. 또 영화 마지막은 역대 시리즈 속 그의 모습과 함께 ‘폴 워커를 위하여(for Paul Walker)’라는 자막으로 꾸며졌다. 20대의 앳된 얼굴부터 남성미를 넘치는 최근 모습을 보노라면 반가움과 뭉클함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오락영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고인에 대한 애정과 예의를 표시하는 일을 잊지 않는다. (만족지수 ★★★☆)

▶‘파울볼’(감독 조정래, 김보경/출연 김성근 야구감독, 고양 원더스 선수들/개봉 4월 2일)=‘야신’(野神) 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1093일 간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하루 500~1000개의 펑고를 직접 치는 것으로 유명한 김성근 감독은, 고양 원더스에서도 특유의 ‘잠자리눈’을 번뜩이며 전매특허 펑고로 선수들을 단련시킨다. 오합지졸이었던 선수들은 손에 물집이 터져가며 실력을 갖춰간다. 결국 고양 원더스는 창단 3년여 만에 90승25무61패의 성적을 거뒀고, 총 31명을 프로구단에 보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구단 해체 소식에도, 남은 선수들은 늘 하던대로 공을 치고 그라운드를 달린다. 김성근 감독은 “야구에서 ‘파울볼’은 다시 칠 수 있는 기회다. 아직 아웃도 아니고 다른 어떤 것도 아닌 상태”라며 “우리 인생이 그런 것이 아닌가. 한 번 실수했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다. 그 것을 기회로 잡는다면 그 속에서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족지수 ★★★☆)

▶‘모스트 바이어런트’(감독 J. C첸더/출연 오스카 아이삭, 제시카 차스테인/개봉 4월 2일)=각종 범죄가 난무하는 1981년 뉴욕, 유류회사를 운영하는 아벨(오스카 아이삭 분)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거액을 투자해 부지를 사들인다. 때마침 무장강도들이 회사의 기름을 훔쳐가는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고, 아벨의 회사를 주시해온 검사가 범범 행위의 단서를 잡고 그를 압박해 온다. 이 가운데 부지 잔금 150만 달러 대출을 약속한 은행마저 등을 돌리면서 아벨은 최악의 위기에 놓인다. 영화는 느린 호흡으로 아벨의 숨통을 죄어오는 사건들을 펼쳐가며 묵직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아벨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솜씨가 일품이다. ‘인사이드 르윈’의 떠돌이 음악가, ‘엑스 마키나’의 광기 충만한 천재 개발자와 동일 인물인 지 의심스러울 만큼, 완벽하게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한 오스카 아이삭의 연기가 돋보인다. (만족지수 ★★★★)

▶‘화이트 갓’(감독 코르넬 문드럭초/출연 조피아 프소타, 산도르 즈소테르/개봉 4월 2일)=전례가 없었던 개들을 위한 개 영화다. 인간에게 학대 당하던 개 ‘하겐’이 생존을 위해 인간을 적대시하고, 유기견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인간에게 역습을 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컴퓨터그래픽(CG)을 쓰는 대신, 개 250여 마리를 직접 훈련시켜 영화에 출연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유기견들이 부다페스트 거리를 내달리는 장면은 시선을 압도한다.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과 ‘팜 도그 대상’을 수상했다. (만족지수 ★★★★)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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