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미의 무비 for U]“전편의 마성적 매력은 잊으시오”

‘킹스맨’ 에거튼·‘위플래쉬’ 시몬스

최근 극장가 화제작은 단연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와 ‘위플래쉬’입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베테랑 요원 해리(콜린 퍼스 분)의 명대사, “서둘렀을까, 끌었을까”라는 플렛처 교수(J.K. 시몬스 분)의 다그침은 숱하게 패러디 됐죠. 두 작품은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지만, 신작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퇴장할 시간이 가까워오고 있습니다. 때마침 ‘킹스맨’과 ‘위플래쉬’ 속 마성의 배우들을 다시 마주할 기회가 열렸습니다.

‘킹스맨’의 풋내기 요원 태론 에거튼은 영화 ‘청춘의 증언’(감독 제임스 켄트, 개봉 4월 9일·왼쪽)에 얼굴을 비춥니다. 영화는 꿈 많던 네 명의 청년들이 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겪는 비극을 그립니다. 극 중 태론 에거튼은 스냅백과 수트를 벗고, 영국식 클래식 의상과 군복을 차려입었습니다. 전작에서 풋풋하고 개구진 이미지가 두드러졌다면, 이번엔 누나 베라(알리시아 비칸데르 분)를 살뜰하게 챙기는 따뜻한 모습으로 여심을 저격합니다. 아울러 영화는 영국 시골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동시에, 전쟁이 남긴 상흔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가슴 저릿한 울림을 줍니다. 


‘위플래쉬’에서 폭군 교수 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J.K. 시몬스는,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로 돌아왔습니다. 휴 그랜트 주연의 영화 ‘한 번 더 해피엔딩’(감독 마크 로렌스, 4월 8일 개봉·오른쪽)에서 그는 왕년의 유명작가 키스 마이클스(휴 그랜트 분)가 교수로 재직하는 대학의 학과장을 연기합니다. 해병대 출신으로 규율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눈물 많은 가족 바라기 캐릭터로 극의 웃음을 책임지죠. 이미 J.K. 시몬스는 ‘천의 얼굴’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배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과거 그가 연기한 ‘레이디 킬러’의 좌충우돌 굴착 전문가,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악덕 편집장, ‘주노’의 다정다감한 아버지 등을 떠올리면 전혀 동일 인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한편, ‘위플래쉬’의 천재 드러머 마일즈 텔러는 이미 새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죠. SF 블록버스터 ‘인서전트’(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로 건너간 그는, 열등감에 휩싸여 주인공 트리스(쉐일린 우들리 분)을 곤경에 빠트리는 동료를 연기합니다. 또 5월 개봉하는 ‘투 나잇 스탠드’(감독 맥스 니콜스)를 통해서는 로맨틱 코미디 연기에도 도전합니다. 손에서 피가 날 정도로 드럼 스틱을 두드렸던 그가 능글맞은 ‘진상남’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낼 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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