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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 H스포츠=김석준기자 ] "정확한 해결점을 찾을 수는 없지만 유익한 대화였습니다"
MC 성시경이 토론을 마무리 짓는 이 멘트는 <비정상회담>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비정상회담은 매주 안건을 상정하고 그것을 주제로 곁가지로 뻗어나가 논쟁을 한다. 각국 대표들이 격렬히 의견을 주고 받지만 첫 투표와 마지막 투표는 거의 바뀌지 않는다. 주제들이 하나의 해답으로 귀결될 만큼 단순한 고민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 특집으로 꾸며진 이날(5일) 비정상회담도 마찬가지였다. 사연을 보내온 열두 살의 초등학생은 주변 친구들은 의사나 교사 등 각자 장래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은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어떤 직업이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초등학생이 꿈이 없는 게 비정상인지 묻는 안건이었다.
각국 대표들의 대부분은 초등학생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불안정한 직업을 선택하려는 아이를 지지해줄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파생 질문에 대해 줄리안은 짐캐리의 예를 들며 설득력있게 주장을 폈다.
"짐캐리의 아버지는 개그맨을 하고 싶었지만 결국 하지 못했다. 그러나 회사에서 잘렸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는 일을 한다고 해서 잘리지 않는 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잘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잘릴 수 있다면 이왕이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중국 대표 장위안은 "많은 학원비는 보통의 사람들은 부담할 수 없다. 경험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경험하려다 돈만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고 말하며 반대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이야기의 결론은 현실과 꿈을 절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모아졌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만화가 허영만 역시 "가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다면 해보는 게 좋다"고 말했고 다른 대표들 역시 자신의 꿈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되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것도 놓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최종 투표에서는 찬성 11명 반대 2명으로 첫 투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정상회담의 지향하는 가치는 성시경의 말처럼 ‘정확한 해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유익한 토론’이다.
열두 살이라는 나이는 꿈이 수시로 변하는 나이이며 그저 지켜보면 되는 것이라는 허영만 화백의 말처럼 비정상회담 역시 열두 살의 아이처럼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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