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라이브로 돌아온 프리챌 창업주 전제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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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완 사장이 LA사무실에서 직원들과 컨텐츠 개발 및 마케팅 관련 미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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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완 사장이 최근 LA사무실에서 프리챌부터 에어라이브까지 굴곡진 사업 경험을 털어놓고 있다.

‘프리챌’(http://www.freechal.com)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었다

지금은 잊혀진 이름이지만 지난 2000년대 초반에만해도 프리챌은 그야말로 온라인 트렌드를 주도한 ‘핫’아이템이었다.

1990년대 말 등장한 프리챌은 이른바 ‘커뮤니티’로 명명된 온라인 친목 시스템과 아바타를 기초로 한 각종 팬시 아이콘 그리고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선보이며 가입자 1000만, 커뮤니티 120만개를 소유한 거대왕국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한국 인터넷 포털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다음도 당시에는 프리챌에 비할 바가 못됐다. 이제는 미국을 넘어 전세계의 ‘아줌마’싸이트가 된 미씨 USA도 바로 이 프리챌의 커뮤니티가 고향이며 싸이월드, 다음과 네이버 카페 역시 이 프리챌의 커뮤니티를 기본 모델로 발전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월드컵 4강 열기가 한국을 강타하던 지난 2002년,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강행한 유료화 정책만 아니었다면 프리챌은 지금도 건재했으리라는 것이 IT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당시 프리챌을 이끌었던 전제완 사장이 지금 LA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프리챌을 창업했던 전제완 사장은 삼성그룹의 엘리트 출신이다. 그 치열하다는 삼성의 승진 전쟁에서 전 사장은 늘 앞서 나갔다. 입사동기 중 가장 승진이 빨랐고 삼성내에서도 최소 차기 계열사 사장은 맡아놨다는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전 사장은 안정을 포기하고 뛰쳐나와 벤처기업을 차렸다. 그리고 한때였지만 대박의 꿈도 이뤘다.

프리챌의 유료화 폭풍과 한국의 각종 신문을 장식했던 주금 가장납입 사건으로 전 사장은 긴급체포됐다. 전 사장의 체포와 함께 프리챌이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음은 물론이다. 잘나가던 전 사장의 인생은 그때부터 순탄치 않은 가시밭길에 접어들었다.

●유아짱으로 재기 시도

프리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전 사장은 재창업에 도전했다. 전 사장은 수중에 월세 비용 정도만 쥐고도 예전의 인맥을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했고 결국 ‘유아짱’이란 신규 벤처를 시작했다. 지난 2008년 출범한 유아짱은 지금 유행하고 있는 아프리카 등 인터넷 개인방송의 원조격이다. 출범 2년 후인 2010년 안정화에 접어든 유아짱은 2011년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짱라이브’를 선보였다. 서비스 오픈 1년여만에 2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짱 라이브는 순항했다. 특히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각종 기기의 대중화는 영상SNS를 추구하는 짱 라이브의 포맷과 완벽히 들어맞았다. 사진이나 텍스트, 동영상으로 소통하는 기타 SNS와 달리 짱라이브는 앱을 기반으로 동영상을 즉석에서찍어 올리고 이를 통해 채팅을 하는 신개념을 선보였다. 열혈 이용자들이 제법 생긴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잘 나가던 짱 라이브는 안정성 문제로 위기에 처한다. 동영상을 기반으로 ‘일 대 다수’가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확실했지만 동영상 서비스가 자주 끊겼고 여기에 UI(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미흡했다. 전 사장은 서버 안정화를 위해 자본을 끌어들이고 인력 충원에 나섰다. 2012년이 되기 전까지 5개의 벤처 캐피탈로부터 130억원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자금은 금세 바닥이 났다. 서버 안정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수익모델이 없다는 약점 때문이었다. 결국 2012년 9월 짱 라이브의 서비스는 중단된다.

●에어라이브로 컴백

전 사장은 “두번째 실패는 더욱 아팠다. 비록 개인 채무는 적어 프리챌보다 사정은 좋았지만 또 실패했다는 좌절감과 연이은 실패로 인한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컸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한가지 다행이라면 짱 라이브는 중단했지만 기술(일대 다중 동영상 채팅을 돌리는 엔진 등)이 살아있었고 서비스 모델도 미래 지향적이었다는 것”이라며 “결국 다시 투자를 받아 서비스를 살렸다. 짱라이브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디자인을 개선한 뒤 이름을 에어라이브로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이름도 에어라이브 코리아로 바꿨다. 지난 1월에는 에어(Aire)라는 법인을 LA에 설립했다.

전 사장은 “화상채팅과, 개인 방송의 수요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LA를 중심으로한 북미와 유럽(스웨덴 중심)에서의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다”며 “IT의 메카인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에어라이브코리아의 핵심 컨텐츠는 전세계 어디서나 채팅과 동시에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페이스채팅(Facechat)’ 기능이 탑재된 모바일 앱 ‘에어라이브(Airelive)’ 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버전이 다양하며 여러 명과 함께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페이스채팅’ 이 핵심이다. ‘페이스채팅’은 다른 메신저 서비스와 같이 채팅을 하면서도 동시에 화상대화가 가능한데, 실시간으로 최대 4명이 얼굴을 보며 대화를 할 수 있고 여기에 화상대화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4명 까지는 영상통화를 보고 들으며 채팅창에서 대화에 참여할 수 있다. 유튜브와 아프리카TV,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의 기능이 모두 포함된 복합 SNS라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짱라이브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해 개인 방송 플랫폼의 기능은 유지했다. 프리챌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던 아바타샵으로 UI를 꾸밀 수 있음은 물론이다. 이외에도 사진에 음악을 넣어 만드는 사진영상이나, 짧은 10초 영상 등 추가 기능도 더해졌다. 회사내 업무 회의나, 온라인 교육방송, 그리고 바이어와의 온라인 미팅 등 활용도도 무궁무진하다.

짱 라이브 실패의 원인이었던 영상 끊김 등은 라이브 엔진 업그레이드로 해결했다. 실제 에어라이브의 각종 기능을 사용해 보면 행아웃을 비롯한 경쟁사에 비해 화질이 월등하고 기능이 다양함을 체험할 수 있다. 미시장 진출 초기에 겪었던 인터넷 속도 문제도 여러번의 패치로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3번째 기회

에어라이브는 전 사장이 프리챌 창업 당시 꿈꿨던 모든 것을 실현한 서비스다. 전 사장은 “창업 당시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목표로 했고 이제 그 실현 단계에 왔다”며 “최근 미국 투자회사와 자금 문제를 논의 중이며 이것만 해결되면 글로벌 마케팅을 대폭 강화하겠다. 계획대로라면 3~4년내 기업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생에는 흔히 3번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 전 사장은 이번이 그야말로 마지막이라는 각오다. 전 사장은 “돈, 사람 그리고 신용까지 잃으면서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며 “예전처럼 외형적 성공에 목 매기 보다는 목표를 이룬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은 창업에 나선 지난 1990년대 말과 같은 기분이다. 새로운 도전이 두렵지만 마음이 설레고 열정이 끓는다”고 했다. 에어라이브의 성공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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