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볼 만한 TV 있나요?

올 추석에도 하반기 예능가를 선점하기 위한 방송사의 고심은 깊었다. 지상파 방송3사는 짧은 연휴에도 신규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내놓으며 시험대에 올라섰다. ‘파일럿 예능’을 두고 방송 관계자들은 “정규 프로그램에 비하면 턱 없는 예산으로 제작”해 “진흙 속의 진주를 찾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험대에 올라선 프로그램의 흥행 여부도 알 수 없다. “명절엔 사전 화제성과는 무관하게 시청률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있고, 기대도 안 했던 프로그램이 대박 난 경우도 있다”며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스테디셀러 예능(MBC ‘아이돌스타 육상 씨름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이 있고, 명절용으로 제작한 일회성 프로그램과 정규편성의 꿈을 안고 입성한 신작들이 즐비했다. 수적으로는 MBC가 6편으로 우세하다. KBS가 4편, SBS는 3편이다. JTBC는 1편이다.


상차림이 화려한 MBC는 종합선물세트다. 운동, 음악, 여행, 추억 코드가 곳곳에 숨었다.

음악예능은 두 편이다. 걸그룹 멤버 여덟 명과 일반인이 짝을 이룬 ‘듀엣가요제 8 (에잇플러스)’가 자리했고, 지난 설 연휴 안방을 찾았던 ‘어게인’은 ‘인기가요 베스트 50 95-96’(24일 방송)이라는 타이틀을 붙여 추억여행을 떠난다.

MBC의 히든카드는 노홍철의 복귀작인 ‘잉여들의 히치하이킹’과 독특한 소재의 ‘능력자들’이다. 


‘잉여들의 히치 하이킹’(27ㆍ28일 방송)은 노홍철과 20~30대 청춘들이 최소 생계비로 2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고단한 청춘들을 위로하는 희망찬가다.

‘능력자들’은 김구라 유세윤 백현이 MC를 맡아 각 분야의 일반인 ‘덕후(일본어 오타쿠에서 파생된 말로 광팬, 마니아라는 의미)’를 소개한다. MBC는 이 예능에 대해 ‘취향 존중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바쁜 일상에 치인 연예인(김태원, 산이, 윤보미)들이 부모의 일터로 출근해 부모의 삶을 체험하는 관찰예능 ‘위대한 유산’도 MBC에서 내놨다.

KBS는 대표 장수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의 아이돌 버전(전국 아이돌 노래자랑)을 편성, 60팀의 아이돌을 무대에 올리는 단발성 예능을 필두로 각기 다른 세 편의 예능에 힘을 줬다.

유희열 정형돈 유병재의 조합에 TV와 라디오를 연계한 시도로 화제를 모은 ‘속 보이는 라디오 여우사이’(29일 방송)는 이색적이다. 앞서 지난 19일 밤 12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 라디오 생방송의 전후 제작과정이 TV로 담겼다. “한 편의 리얼시트콤”이라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KBS를 떠났던 전현무의 자리도 생겼다. ‘전무후무 전현무쇼’(28일 방송)로 ‘금의환향’한 전현무의 원맨쇼가 시작될 방송이다. 제작진은 “1인 미니멀라이즈 방송으로 최저 예산, 최소 세트, 열린 포맷, 1인칭 전지적 전현무 시점”으로 “토크쇼, 야외 VCR, 뉴스까지 접목한 패키지 방송”이라고 말했다.

지난 설 안방을 찾은 파일럿 ‘네 멋대로 해라’도 다시 돌아온다. 스타일리스트의 도움 없이 연예인들이 스스로 패션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정형돈 안정환 성시경이 진행을 맡았다.

SBS는 음악예능, 대결형 요리예능에 재기를 꿈꾸는 ‘뉴스타킹’이 대기 중이다.

‘심폐소생송’(26일ㆍ28일 방송)은 가수들의 앨범 속에 잠들어 있는 숨은 명곡을 되살려내는 프로그램으로, 윤종신 유세윤과 함께 옥주현 린 정인 이영현 등 네 명의 여가수가 함께 한다. 전현무가 MC를 맡고 아이돌과 아이돌 어머니가 요리대결을 펴는 ‘어머님이 누구니’도 있다.

JTBC에선 채널의 히트작인 ‘히든싱어’ 시즌4의 방송에 앞서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가 함 팀이 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는 ‘도플싱어 가요제’(26일ㆍ27일 방송)가 감동의 무대를 마치고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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