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 ‘운빨로맨스’, 그래도 류준열-황정음 로맨스를 응원하는 이유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MBC 수목극 ‘운빨로맨스’가 시청률이 6%대로 떨어졌다. KBS2 새 수목극 ‘함부로 애틋하게’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두 드라마 모두 시청층이 상당히 겹치는 로맨스물이기 때문이다.

‘함애‘는 김우빈-수지의 비주얼 케미만으로도 큰 화제를 만들어내며 1회 시청률 12.5%를 기록했다. 마지막 1분을 위해 60여분을 모두 써버리는 방식이 올드하고, 남자주인공 김우빈이 시한부 인생이라는 점이 식상하지만, 1회만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다. 이 설정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운빨’의 이야기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그런데도 류준열-황정음의 로맨스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후반부 새로운 이야기나 스토리 진행이 별로 안되고 있음에도 이들의 로맨스는 볼만하다. 경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따뜻하다. 사랑으로 주어진 운명을 헤쳐나가고 있는 두 사람은 충분히 사랑스럽다. 특히 황정음은 취업이 쉽지 않은 요즘 젊은이의 모습을 담고 있으면서도 긍정성을 잃지 않고 있는 점이 보기 좋다.


‘운빨‘의 로맨스에 개입돼 있는 무속이 처음에는 별로 와닿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잘 끌고오고 있다.

심보늬(황정음)는 2년전 불길한 꿈 때문에 입사시험을 보러가지 말라고 하던 여동생의 말을 무시한 날, 그 동생이 교통사고를 당해 2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병실에서 누워있어야 했고, 그 이후 동생을 살리려면 호랑이띠 남자와 1박해야 한다는 도사의 말에 IT업체 제제팩토리 사장이자 프로젝트 개발관리자이며 호랑이띠인 제수호(류준열)이 그 대상으로 걸려들였다.


수학 등 과학만 믿는 제수호의 눈에는 부적의 힘을 믿고 자신에게 무모하게 접근하는 보늬가 잡아내야만 하는 ‘버그’정도로만 여겨졌으나 보늬의 진심을 알고는 기꺼이 인간부적이 되어주었다. 동시에 사랑도 싹터 둘은 달달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임무 수행후 황정음은 자신의 존재가치인 여동생이 눈도 떠 매우 고무돼 있다.

공부와 일 외에는 모든 게 서툴지만, 좋아하는 여자(보늬)에게 솔직하게 자신을 털어놓고 ‘직진남’이 된 류준열도 자신의 캐릭터를 1회보다 훨씬 더 잘 어울리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야기 전개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남녀 주인공의 연기에는 진정성이 있다. 황정음의 연기는 이전에 봤던 클리셰의 답습이라는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폼 안잡고 연기하는 두 남녀주인공을 보는 게 괜찮다.

6일 방송된 13회에서 이야기 진행의 반전이 예고됐다. 제제팩토리의 새 게임 ‘IF’가 론칭하자 마자 수십만명이 동시접속했지만 랜섬웨어에 감염돼 큰 위기에 빠지며 제수호는 책임을지고 CEO직을 사퇴했다.

이를 두고 도사는 보늬에게 “마음을 주었구나. 이를 어쩐다. 모든 걸 걸었으니, 모든 걸 잃겠구나. 니 액운이”라고 말했다.

남자와 1박만 하며 동생을 살렸지만 남자에게 마음을 주면 안되는 거였다. 이들의 애정전선에 닥친 최대 위기다. 이처럼이야기는 유치한 구석이 있지만 제수호와 심보늬가 이를 상당 부분 살려낼 것으로 믿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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