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진의 무비 Q & A] ‘부산행’개봉 안했는데 웬 북적?…개봉전 ‘유료’시사회 진행중이죠

‘유료시사회’라는 혼동스런 이름이 등장했다. 일반적인 ‘시사회’는 관객의 반응을 보고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 개봉 전 소수의 관객을 초청해 영화를 보여주는 행사. 여기에 ‘유료’라는 일종의 ‘조건’이 붙었다. 말이 시사회이지, 사실상 관객들이 직접 자기 돈을 내고 영화를 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상영과 다를 것이 없다. 다만 “남들보다 빨리 본다”는 프리미엄 하나가 다르다.

최근 ‘나우 유 씨 미 2’, ‘부산행’<사진> 등 여름 기대작들의 변칙 유료시사회가 눈총을 받고 있다. 스크린 확보 경쟁이 치열한 영화계에서 약속된 일정을 지키지 않고 화제를 선점한 후 개봉 날 스크린 수를 극대화하려는 계산이다. 이때문에 남몰래 속앓이를 하는 ‘작은 영화’들이 적잖다. 


개봉일이 13일이던 ‘나우 유 씨 미 2’는 개봉 전 주말인 9~10일 400여 개 스크린에서 유료시사회를 열어 하루 800회 이상 상영돼 19만4757명의 관객을 모았다. 여기에 이 영화는 ‘전야 개봉’(개봉 전날 저녁부터 상영이 시작되는 것)이라는 수법까지 더해 12일에만 10만4574명을 불러들였다. 정식 개봉일 전부터 30만 명에 달하는 관객들을 불러들인 셈이다.

뒤이어 20일 개봉 예정인 ‘부산행’은 지난 15~17일, 420~430여개의 상영관에서 하루 1000회 가까이 상영하는 유료시사회를 진행했다. CGV, 메가박스 등 전국 140여개 극장에서 매일 2~3회차 상영을 한 것. 덕분에 ‘부산행’은 개봉 전 55만8928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 영화에서 좀비를 소재로 한 첫 상업영화이자 화려한 스타 캐스팅, 칸 영화제 공식초청이라는 화제성까지 더해져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만큼, ‘부산행’의 유료시사회에는 매진 행렬을 이뤘다. 주말 사흘간 ‘부산행’의 좌석 점유율은 90.9%에 달했고, CGV를 기준으로 유료시사회 1024회차 가운데 76회가 매진되고, 328회는 잔여석이 4석 이하였다.

변칙 유료시사회는 지난 2014년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의 갑작스럽게 개봉을 일주일 앞당긴 이후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규탄 성명을 내면서 업계에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 1월 ‘데드풀’(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개봉 전주 유료시사회를 진행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여기에 ‘부산행’의 배급사인 NEW, ‘나우 유 씨 미 2’의 롯데엔터테인먼트까지 가세해 ‘변칙 개봉 전쟁’ 2탄을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계 안팍의 시선은 부정적이다. 일반 관객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유료시사회’라는 말부터가 어불성설”이라며 “많은 관객들은 일반 상영과 다를 바 없는 유료시사회에 출연 배우가 무대인사를 하느냐고 묻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대작들은 모두 유료시사회를 진행하게 되고, 그러면 여론만 나빠져 결국 제 살 깎아먹기 전쟁이 된다”라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상영관 하나 늘리기 어려운 작은 영화들뿐 아니라 영화계 전체”라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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