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정국]태풍의 눈, 人따라 요동치는 정국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정국이 유례없는 파행을 겪기까지 그 중심에는 핵심 인물이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부터 시작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최순실 씨,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세균 국회의장,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까지 이어진다. 또 그 인물마다 몰고 온 파장도 각기 달랐다.

출발은 우 수석부터였다. 지난 3월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진경준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대박’이 불거진 이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책임 추궁이 우 수석에 쏠렸고, 뒤이어 우 수석의 처가가 넥슨과 부동산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땅 차명보유, 아들 병역 특혜 의혹 등 사태는 일파만파 퍼졌다. 연이은 비리 의혹에 야권은 우 수석 사퇴를 요구했고, 청와대는 이를 거부했다.


뒤이은 인물이 이석수 전 감찰관이다. 청와대는 특별감찰관제 도입 후 첫 사례로 우 수석 감찰을 선택했다. 하지만 감찰 과정에서 이 전 감찰관이 감찰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불똥은 우 수석에서 이 전 감찰관으로 옮겨붙었다. 청와대는 “감찰내용을 언론에 유출한 건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이 전 감찰관을 겨냥했다. 이 전 감찰관은 사표를 제출하고선 “입장을 떳떳하게 밝히겠다”고 국정감사 출석까지 예고했다. 이후 청와대가 국감 직전 돌연 사표를 수리하면서 야권은 “국감 출석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다. 이 전 감찰관이 우 수석 감찰에 앞서 미르ㆍK스포츠재단 특혜 의혹도 내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 전 감찰관이 갖고 있을 ‘카드’가 한층 더 중요해졌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내사 여부와 맞물려 있는 인물이 박근혜 대통령 측근으로 불리는 최순실 씨다.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배후에 최 씨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최 씨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특혜 의혹과 함께 정국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설립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나고, 일사천리로 대기업으로부터 800억원에 이르는 기금을 마련한 배경 등을 두고 연이어 의혹이 불거졌다. ‘우병우→이석수→최순실’로 이어지며 의혹은 의혹을 더했고 청와대는 야권의 전면 공세에 직면했다. 


청와대를 정면 겨냥한 야권과, 정치공세라며 방어막을 친 여당의 기싸움은 김재수 장관 거취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의혹에 직면했던 김 장관은 이후 “흙수저 출신” 발언으로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고, 야권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 소통 부재 책임 추궁 등까지 더해 김 장관 해임건의안을 채택했다. 김 장관은 국정감사에 출석해서도 ‘투명인간’ 신세가 됐다. 김 장관을 향한 유일한 질문은 거취 입장이었고, 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농정 현안을 성실히 해결하겠다”고 자진사퇴를 거부했다. 


해임건의안 채택 후폭풍은 정 의장과 이정현 대표로 확산된다. 정 의장이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중립성을 위반했다며 새누리당은 국감을 전면 ‘보이콧’한 채 정 의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부터 유례없는 ‘여당 대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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