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구본준 부회장 역할확대…“성과엔 확실한 보상”

4대그룹중 첫 정기임원인사 단행

송대현·조갑호·석영한·송치호등

사업성과 우수, 보상차원 승진

40대초반 상무 5명 ‘젊은피’수혈

구본준, 주력-신사업 전반 장악

LG그룹이 지난 1일 국내 4대 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LG 인사의 특징은 ▷구본준 부회장의 주력사업 영향력 확대, ▷성과 및 실용 주의 인사 강화, ▷젊은 피 수혈을 통한 조직의 유연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성과주의 인사 강화=LG전자는 조성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한편 3인 대표체제에서 1인 CEO(최고경영자) 체제로 조직을 개편해, 조 부회장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조성진 ‘원톱 체제’를 출범시킨 것이다. 가전부문 사업에서 발군의 역량을 발휘했던 조 사장의 성과에 대한 보상이었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와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키 위한 조직개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단행한 올해 승진 임원인사는 모두 58명으로, 지난해 38명을 크게 웃돈다. 목표 대비 사업성과가 우수했던 인사들에 대한 보상 차원의 인사가 있었던 까닭이다. 상대적으로 올해 실적이 좋았던 가전사업 부문의 승진자가 단연 많았다. 송대현 CIS지역대표 겸 러시아법인장은 사장으로 승진해 H&A사업본부장에 선임됐다. 송 본부장은 에어컨 컴프레서, 조리기기, 냉장고사업부장 등을 거치며 주요 가전사업의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주)LG에서는 조갑호 CSR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석영한 서브원 레져사업부장(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상사 송치호 부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LG화학은 CPO(최고생산책임자) 출신인 정철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맡겼다. 정 본부장은 편광판ㆍ고기능필름 사업 턴어라운드, 유리기판, 수처리필터 등 신규사업의 조기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LG화학은 또 생산·기술 전문가인 전수호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신설되는 전지사업본부 글로벌생산센터장으로 선임했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최형석 어드밴스드 디스플레이 사업부장과 신상문 생산기술센터장이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젊은 피 수혈=올해 임원 승진자는 100명으로 지난해 보다 26명 증가했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적극 발탁한 때문이다. 최연소 신규 임원인 LG전자 조영삼 상무(77년생)를 비롯해 만 43세 미만의 상무가 5명, 50세 미만 전무가 5명이다.

LG전자의 이승기 상무(73년생), LG화학의 장도기 상무(74년생), LG생활건강의 오상문 상무(73년생), LG유플러스 송대원 상무(73년생)가 43세 미만 임원에 해당한다. 만 50세 미만 전무 승진자로는 LG전자 류재철 전무(67년생), 장원욱 전무(68년생), 김병훈 수석연구위원(71년생), LG화학 정근창 전무(67년생), 장승세 전무(73년생)가 있다.

계열사 가운데는 특히 LG전자가 2005년(60명) 이후 최대 규모 승진 인사를 통해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한국브랜드커뮤니케이션FD광고2팀장인 박경아 부장(71년생)도 임원승진의 꿈을 이뤘다. 초경량 노트북 ‘그램’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에 참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반면 올해 승진이 기대됐던 구본무 회장의 아들 구광모 (주)LG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자리이동 없이 현 직위를 유지하게 됐다. 충분한 경영수업을 강조하는 LG 고유의 기업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구본준 부회장 핵심사업 장악력 강화=구본무 LG 회장의 친동생으로, 그룹 신성장사업을 지휘했던 구본준 (주)LG 부회장의 역할이 강화됐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이사회 의장과 LG화학 등기이사를 계속 맡으면서 주력사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사업 발굴 및 확대를 지원하는 등 사업 전반을 살피게 된다. 특히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를 주관하게 된다. 이에 따라 구 부회장의 외연이 넓어져, 주력 계열사 핵심사업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부품과 에너지솔루션 등 신성장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성과를 창출하려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상사등 주력 계열사에서 CEO 경험을 쌓은 구 부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주)LG는 구본무 회장과 하현회 사장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구본무 회장은 그룹 경영 총괄 체제를 변동 없이 유지해 (주)LG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와 최고경영진 인사 등 큰 틀의 의사결정과 주요 경영사안을 챙기게 된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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