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행보가 궁금한 ‘탈아이돌 그룹’ 빅뱅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아이돌 그룹 빅뱅은 10년이 넘었다. 아이돌로 출발해 지금은 ‘탈 아이돌’이다. 젝스키스의 재결성에도 빅뱅의 영향이 컸다. 은지원은 10대에게 짧게 소비되고 마는 아이돌이 아닌 지속적으로 음악을 하며 변화, 진화시켜나가는 음악그룹으로서의 빅뱅을 보면서 다시 음악을 하고싶어졌다고 했다.

빅뱅이 3집 ‘메이드 더 풀 앨범(MADE THE FULL ALBUM)을 냈다. 무려 8년만의 정규음반이다. 지난해부터 음반 쪼개내기로 한달에 한 곡씩 발표됐던 노래들과 합쳐 총 11곡이 수록됐다. 이때에 ‘루저’ ’베베’ ’뱅뱅뱅’ ’맨정신’ 등 좋은 곡들이 많이 나왔다.

빅뱅은 ‘거짓말’ ‘하루 하루’ ‘마지막 인사’ 등 히트곡들이 대거 나온 시기를 거치면 전성기가 지나갈 것으로 예측한 사람들도 있었다. 지드래곤은 “하우스 장르라 생각하고 만들었던 곡이었다”고 회상했다.

빅뱅은 그후에도 EDM, 덥스텝 등 수많은 장르의 노래를 듣고 트렌드를 흡수하며 백뱅만의 것으로 변주해냈다. ‘거짓말’ ‘하루 하루’ ‘마지막 인사’ 정도가 빅뱅 스타일인줄 알았지만 아제 아무도 클럽튠의 이 음악들만으로 단정짓지 않는다.

‘루저’나 ‘뱅뱅뱅’ 등 쉬운 멜로디를 격조있게 만들고, 양현석조차도 고개를 갸우뚱한 낯선 음악인 ‘베베’로 실험을 해나가는 이 그룹을 한마디로 한정짓기는 어렵다. ‘Fantastic baby’(2012년) 다음에는 오히려 약한 멜로디를 내놓았다.

이번 앨범의 신곡인 더블 타이틀곡 ‘에라 모르겠다’ ‘LAST DANCE’과 ‘GIRLFRIEND’은 또 다른 빅뱅의 진화다. ‘에라 모르겠다’는 힙합 느낌이, ‘LAST DANCE’는 알앤비 슬로우곡이다. 이제 대중이 좋아할만한 트렌디한 곡 단계를 넘어 이들 자신들이 좋아하는 느낌의 곡을 내놓으면 통하는 그런 형국이다.

멤버 탑의 군입대로 다섯 멤버가 완전체로 활동하는 모습은 한동안 보기 힘들게 된다. 어반한 자유주의자 빅뱅의 행보는 항상 궁금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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