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나 영화평론가와 고규태 시인, 신현림 시인, 서동일 영화감독, 김은희 영화감독, 양윤모 영화평론가, 정일욱 진보칼라tv 상임고문,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등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문화예술계와 교육계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독립영화를 일정 일수 이상 의무적으로 상영토록 하는 ‘독립영화 스크린쿼터제’ 실시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이삼헌 춤꾼의 30년 춤 인생을 담아 화제를 불러일으킨 휴먼로드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바람의 춤꾼>의 한 장면. |
스토리와 예술성이 뛰어나고 관람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독립영화들이 꾸준히 제작되고 있으나 상업주의에 치우친 영화 상영 시스템으로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 한국영화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각계 인사들의 간곡한 호소인 셈이다.
성명서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가까운 상영관에서 우리나라 독립영화들을 자유롭게 볼 권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거대자본 논리로 감동적이고 대중적인 독립영화들을 볼 기회가 너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독립예술영화관이 있지만, 매달 20편 이상 나오는 독립영화 상영에는 턱없이 부족해 관람을 원하는 국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1980년대 ‘외국영화 스크린쿼터제’를 실시해 오늘날 세계무대에서 한국영화가 주목받을 수 있게 발전시켰다”며 한국 독립영화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멀티플렉스관 독립영화 스크린쿼터제’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현재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 등 메이저 3사의 멀티플렉스관에 독립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관이 있지만, 생색내기일 뿐이라며 실질적인 ‘독립영화 스크린쿼터제’가 되도록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명서는 이와 함께 한국영화의 발전을 저해하는 메이저 3사의 스크린 독과점을 폐지할 것과,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이 상업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영진위가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 사각지대에 놓인 영화관의 보호 육성책을 마련할 것 등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