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의 독립論

-몇년 후에는 K팝 심리치료사 서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서현(26)이 최근 ‘한끼줍쇼’ 중곡동편에 지현우와 밥동무로 출연했다. 서현은 소녀시대를 떠나 독립한 이유에 대해 “소시가 10년이 됐다. 연예인 서현으로는 열심히 살았는데 인간 서주현으로는 그렇지 못했다. 좀 더 주체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따뜻하게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시선도 있었지만 “실력은 되고?”라는 냉소적 반응도 있었다. 서현이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자신의 개인 기획사를 만든 데에는 적지 않은 고민이 있은 듯 했다. 


“SM에 15년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12살때 연습생으로 들어가 17살인 고1때 데뷔했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 일만 했다. 소녀시대로 10년을 달려왔다. 감사한 일이다. 하루에 스케줄이 8개인 적도 있었다. 스케줄을 위한 삶은 불안했다. 이대로 살아도 되나? 나만의 규칙을 정해보자. 아무 것도 안하니까 오히려 생각도 없고 책도 안읽게 됐다. 하루에 30분이라도 책을 읽자. 요즘은 내안의 규칙 만들기를 하고 있다.”

이어 서현은 “SM은 너무 좋은 환경이다. 배우는 것도 많았고, 좋은 친구들이 많아 나도 많이 성장했다. 반면에 답답한 것도 있었다”면서 “너무 눈앞의 일만 보고 살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3가지 일을 동시에 했다. 생각의 전환을 해보고싶었다. 내가 가진 것을 다 내려놓으면 어떨까? 내가 환경 덕분에 잘된 거지만, 이것 없이 살아보면 어떨까. 이렇게 홀로서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현은 “더 잘되고 싶어 SM을 나간 게 아니다. 앞으로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뭘까에 집중하겠다. 더 잘되고 싶어 나간 게 아니다. 자신이 있어 나간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감을 갖고싶었다. 두려움도 있다. 그동안 너무 잘 짜여진 환경에서 일했다. 100% 옳은 선택인지는 모르지만 도전해보는 것이다”고 계속 부연설명했다.

서현은 어느덧 연예계에서 고참이 됐다. 그룹으로 활동하는 가수였기에 사람과의 관계 등에서 경험한 바도 많았다. 걸그룹 후배에게 조언해달라는 질문에는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각자가 너무 다른 사람이라 공동체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한 명과 살기도 어려운데 9명이 함께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부부도 치약 짜는 것 등 사소한 것으로도 충돌하지 않나”라면서 “서로 다름을 배워야 한다. 피하지 말고 많이 부딪쳐보면서 대화를 해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걸그룹이 7년 정도 되면 왜 이탈과 해체가 많을까”라는 질문에는 “하고싶은 게 다 달라지고, 팬들도 달라지고, 문화도 달라진다”면서 “서로 이해가 필요하다. 인기 차이가 많은 경우, 서로 입장이 돼 보면 좋다. 그룹의 빛을 발하게 해준 친구에 대해 한 명이라도 잘돼 물꼬를 터줬다고 이해해야 한다. 잘 된 한 명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거고, 내가 너무 잘되면 다른 친구가 서운해할 수 있음도 이해해야 한다. 다른 멤버가 잘되면 나도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서현은 심리학을 공부해 아이돌그룹 후배들에게 심리치료를 해주고싶다고 했다. 그는 “육신이 지치면 마사지를 받는다. 마음이 아프면 뭘 할 수 없다. 특히 연예인은 마음껏 풀 수가 없다. 후배들에게 힘든 얘기를 잘 들어보고 도움이 돼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몇년 후에는 K팝 심리치료사 서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현은 작사, 작곡도 하고싶어 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만의 음악도 해보고싶단다. “변화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함번 시도를 하겠다”는 것.

서현은 드라마인 SBS ‘보보경심려’에 이어 MBC ‘도둑놈 도둑님’을 최근 끝냈다. ‘도둑놈 도둑님’은 여자주인공이 수동적이지 않고 주체적인데다 현실비판 드라마여서 선택했다. 매주 시험공부하듯 준비했다. 50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 분위기도 익혔다. 그는 “배우로는 초짜다.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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