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한인 상장은행 오픈뱅크의 민 김 행장

민 김 행장
세번째 상장 한인은행 오픈뱅크의 민 김 행장이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픈 뱅크의 민 김 행장에게는 그 누구보다 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중학생이었던 지난 1974년 미국에 건너온 1.5세 김 행장은 USC에서 재정학을 전공하고 1982년 윌셔은행(당시 LA윌셔스테이트 뱅크)의 오퍼레이션 오피서로 뱅커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한미은행, 다시 나라은행으로 옮겨 2006년 최초의 여성행장이 되기까지 최초 여성지점장, 최초 여성전무, 한인여성 최고연봉 은행가 등의 ‘신기록’을 세워왔다. 그랬던 김 행장이 이번에 또 하나의 신기록을 썼다. 여성 행장 최초로 ‘상장’에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10년 4월이었다. 일신상의 이유로 나라 은행을 떠났던 김 행장이 오픈뱅크(당시 FS제일은행)의 행장으로 전격 영입된 것이. 폐업설이 공공연히 떠돌던 FS 제일은행은, 단 1억달러의 자산에 주가는 겨우 2.85달러 선을 맴돌고 있었다.

김 행장은 취임 후 이미지 개선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오픈뱅크로 은행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데 노력했다. 자본금을 확충했고 발로 뛰며 인재를 영입해 인프라를 보강했다. 그렇게 어느덧 8년이 지났다.

지난 28일은 그야말로 오픈뱅크는 물론 김 행장에게도 가장 뜻깊은 하루였다. 오픈뱅크의 지주사 OP뱅콥(OTCQB:OPBK)이 상장작업을 마무리하고 심볼 ‘OPBK’로 나스닥 거래를 시작한 것이다. 오픈뱅크가 나라·윌셔·한미 그리고 중앙에 이어 한인은행 사상 5번째로 기업공개에 나선 은행이 된 것과 동시에 인수합병으로 나라·중앙 그리고 윌셔가 합해진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에 이어 3대 한인 상장은행의 반열에 오른 순간이었다.

오픈뱅크는 상장과 동시에 순조롭게 나스닥에 안착했다. 11.75달러에 출발한 주가는 공모가인 11달러에서 11.27%(1.24달러) 상승한 12.24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무려 175만1447주나 거래 됐다. 지난 30일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오픈뱅크 본사에서 김 행장을 만나 취임부터 상장까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우선 상장에 성공한 소감은?

▲8년전 폐업위기에서 벗어난 것이 어제 일인 듯 한데 어느새 기업의 우선 목표 중 하나인 상장에 성공하고나니 무척이나 감개 무량하다. 상장으로 오픈뱅크의 기업 가치가 인정받은 것도 중요하며 개인적으로도 뱅커 인생 최고의 성과를 낸 것 같아 무척이나 만족한다. 특히 15년만에 첫 한인 상장은행이 됐다는 점도 뜻깊다. 2018년은 오픈뱅크의 새로운 원년이 될 것이다.

-상장 과정에서 어려움을 없었는지?

▲본격적인 상장 준비는 2016년 시작됐다. 이후 본격적인 상장작업을 시작한 것이 지난해 9월 그리고 이번에 마무리하기까지를 더하면 약 2년이 걸린 셈이다. 믿을 수 없겠지만 상장까지의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이뤄졌다. 투자자나 관계 기관들에서도 이렇게 쉬운 상장 과정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상장은행이었던 나라은행에서 손발을 맞췄던 재무책임자와 컨트롤러 등과 함께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상장에 성공한 이후 오픈뱅크, 투자자(주주) 그리고 김 행장에게 일어날 변화라면?

▲은행으로서는 자금조달 면에서 한결 손쉬워진 반면 추가 비용 발생과 상장기업으로서의 규정 준수 등의 부담이 생겼다. 주주들로서는 이번 상장을 통해 출구전략을 마련했다는 면에서 중요하다. 상장과 함께 주당순익이나 순이자 마진 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최고 경영자로서의 고민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상장 후 경영 전략은?

▲일단은 북가주 지점 오픈과 함께 올 연말까지 애틀랜타, 댈러스 그리고 시애틀 소재 LPO(대출사무소) 중 한곳을 지점으로 바꿀 생각이다. 또 오렌지 카운티 어바인과 텍사스 등 타주 등 오픈뱅크의 영업망이 없고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곳에 집중적으로 지점을 낼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지점 오픈 및 관리에 따른 비용 지출을 지적하지만 아직은 효과적 영업을 위해서는 더 많은 지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영업망이 원할하게 돌아간다면 앞으로도 매년 20%의 자산증가와 1~2개 지점 확충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종 고객이 주를 이루는 은행과의 합병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해 대거 기관 투자자들이 들어오면서 이들의 주식 보유비율이 60%를 넘긴 것으로 안다. 이들이 적극적인 배당과 성장 전략을 요구하지는 않는지, 혹은 수익 10% 커뮤니티 환원에 대한 불만을 제기한 일은 없는지?

▲일부의 지적과 달리 오픈뱅크가 실현하고 있는 10% 수익 환원에 대해 불만을 가진 투자자가 없다. 심지어 커뮤니티 환원에 반대하던 기관 투자자가 이번 상장에 맞춰 75만주를 공모한 일도 있다. 투자자들 대다수가 10% 수익 환원이 오픈뱅크의 기업 이미지 재고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티 환원 사업을 바라는 주주들도 있다.

한편 김 행장은 오는 6일 뉴욕 맨해튼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종장을 알리는 나스닥 클로징 벨 타종 행사에 참여, 오픈뱅크를 월가에 본격 홍보할 계획이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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