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장수를 부르는 국화차

오늘은 머언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과 같이 생긴 꽃인 국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흔히 사군자 중 하나로도 잘 알려진 국화는 오상고절(傲霜孤節)이라 하여 매서운 서릿발에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게 절개를 지키는 충신(忠臣)을 비유할때 사용한다. 국화에는 관상용으로 사용하는 국화와 산과 들에 저절로 나는 들국화가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방에서 사용하는 국화는 주로 들국화를 사용하는데 감국 그리고 야국, 구절초 등이 있다.

한의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국화를 다 같은 약초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약초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단 한방에서는 단맛이 나는 국화를 모두 감국이라고 한다. 우리가 차로 우려먹는 국화류는 다 감국에 속한다. 산국 혹은 야국화라고 하는 약초는 차로 우려 먹지 못한다. 맛이 쓸 뿐 아니라 독성이 있기 때문에 차로 우려먹기에 적합하지 않다. 야국화를 약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소금물에 데쳐 독성을 제거한 후에 사용한다.

요즘은 국화 가격이 너무 많이 비싸서 유명한 중국 음식점에서도 국화차를 잘 서빙하지 않고 가격이 저렴한 자스민차나 오룡차를 서빙한다. 그러나 국화차를 달라고 하면 거절하지 못하니 가급적 중국 음식점에 갈 일이 있다면 국화차를 주문해서 즐겨볼 수 있다(안타깝지만 한인타운의 중국 음식점에서는 국화차를 서빙하는 곳이 없다).

국화의 효능은 참 다양하다. 우선 열성 감기에 좋고 간경에 들어가서 간의 열을 내려주고 심혈관 질환과 고혈압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주는 효능이 있다. 시력개선에도 도움이 되어 결명자와 함께 눈에 좋은 차로 잘 알려져있다. 또 두통을 없애주고 항염 항균작용도 뛰어나다. 오늘은 고서에 쓰여있는 색다른 국화의 효능에 대해서 알아본다.

여러 고서에 적혀 있는 국화의 효능을 분석해본 결과 공통적으로 국화에는 연년익수의 기능, 즉 장수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적혀 있다.

신농본초경(최초 본초서적)에서부터 이시진의 본초강목 그리고 청궁의약(청대의 서적)에 이르기까지 국화의 장수 효능에 대해서 모두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가히 믿을만한 정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국화의 효능 중 장수에 관한 처방은 무궁무진 많다. 심지어 신농본초경에는 국화가 인삼보다도 더 높은 순위의 상약에 등재되어 있으니 더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

신농본초경은 최초의 본초서로서 약의 안전성(독성)에 따라 상약 중약 하약으로 구분해서 적어놓았는데 이 국화가 인삼을 제치고 2위에 등재되어 있다. 그만큼 안전하고 독성이 없는 좋은

약초라는 것이다.

이밖에 흔하지는 않지만 사찰요리로 국화튀김도 전해지고 있다. 맛보다는 은은한 향 때문에 참선을 하거나 명상을 위해 스님들이 드셨던 것 같다. 사실 나 역시 먹어보지 못했지만 기회가 닿으면 역시 한번쯤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호기심이 생긴다.

이제 백세건강시대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그만큼 또 질병도 많이 생겨난다. 우리 모두의 소원이 있다면 안아프고 편안하게 살다가 조용히 눈을 감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려면 우리 자신이 그만큼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음료수나 간식 역시도 건강을 생각하고 먹는 것이 이를 실천하는 첫 걸음이다.

오늘은 커피보다 국화차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해보는것은 어떨까? 청궁의약에 있는 자희태후의 국화연령고와 이시진의 본초강목에 나와 있는 국화주 만드는 법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국화주 담그는 법

음력 9월(중양절인 9월9일에 양기가 가장 성한 날이 가장 좋다)에 만개한 국화 꽃을 따서 꼭지부분은 버리고 국화꽃 1에 술 5의 비율로 담가 밀봉한 후 두었다가 10일 후부터 마시면 된다.

효능을 살펴보니 마시고 난 후 몸이 가벼워지고 연년익수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적혀 있다.

▶국화연령고 만드는 법

국화연령고는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으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시도해봄직하다. 먼저 국화에 물을 많이 붓고 계속해서 끓이고 국화를 건져낸 후 다시

약한 불로 끓여서 그 액이 걸쭉하게 될 때까지 끓인다. 그리고 거기에 꿀을 넣어 고처럼 만들어 하루에 10~12g씩 복용한다. 미백 효과와 장수의 효능이 뛰어나다고 전해진다. 용량은 특별히 적혀 있지 않으나 감국이라면 독성이 없는 안전한 약초이니 많은 용량을 넣어 사용해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1파운드 정도면 충분할 것같다.

김성진/중방의가(中芳醫家·Joong Bahng Acupuncture & Health Supplement)원장

▲주소: 9721 Garden Grove Blvd.,Garden Grove, CA 92844 ▲전화 (714)530-3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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