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톡톡] ‘오너갑질’ 대웅, 기업문화 개선한다지만…소 잃고 외양간 고치나

최근 한 방송사는 윤재승 회장이 상습적으로 직원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제공=YTN

-리프레쉬 휴가ㆍ사내대출지원 확대 등 복지 강화
-윤재승 회장 모든 직위 내려놨지만 인심 이미 잃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대웅제약이 윤재승 전 회장의 직원에 대한 폭언ㆍ욕설 논란으로 업계 뿐 아니라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기업문화 체질을 확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윤 전 회장의 폭언 등 갑질이 오랫동안 이어져왔다는 점을 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웅제약(대표 전승호)은 전문경영인 체제하에 ‘직원들이 주인 되는 회사’로 변화하기 위해 기업문화 혁신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우선 외부 전문가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기업문화 보완점을 컨설팅해 줄 전문업체 선정절차에 들어갔다. 선정 후에는 2~3개월 동안 임직원 의견 조사와 조직 현황 등 기업문화 실태 전반을 분석해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 기업문화에 대한 새로운 혁신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이번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무엇보다 임직원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변화할 부분을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회사측은 다양한 복지제도를 9월부터 실시키로 했다.

먼저 장기 근속 근무자에게 휴식을 통해 재충전하고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장기 리프레쉬 제도’를 도입한다. 5년 근무마다 1~2개월의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휴가 기간 동안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에 참여할 경우에는 최대 100만원까지 교육비를 지원한다.

역량과 성과가 우수한 임직원들에게 주식을 부여하는 ‘주식보상제도’도 도입된다. 주식보상제도는 우수한 인재에 대한 보상과 동시에 회사의 주인이 되어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몰입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시행된다. 1차로 기여도가 높은 직원 130명을 선정해 15억원 규모의 스톡옵션과 스톡그랜트를 부여키로 했다.

또한 임직원의 생활안정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사내대출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주택구입, 전세자금 뿐 아니라 치료비, 교육비까지 자금이 필요한 임직원에게 사내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대웅제약의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제도 도입이 최근 윤 전 회장의 폭언이 밝혀진 이후 나온 것이어서 그 진정성이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한 방송사의 보도에 따르면 윤 전 회장은 직원들에게 ‘병X’, ‘미친 XX’, ‘정신병자’ 등 상습적으로 폭언과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전 회장은 “모든 임직원께 진심으로 사과하며 대웅 대표이사 등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2014년 윤 회장이 부임한 후 직원들의 근속연수는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 출신의 마케터나 홍보팀 직원이 많지만, 이들 중 전 직장에 대해 좋은 기억을 얘기하는 이가 드문 것도 윤 전 회장과 관련이 크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우스갯소리로 대웅에서 몇년 일했으면 ‘멘탈 갑’이라는 얘기도 있었다”며 “대웅 출신 중 대웅에 대해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못 봤고 아예 업계를 떠난 사람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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