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강추위 녹인 선한 사마리아인들…노숙인 100여명에 모텔방 제공

시카고 영하의 강추위 속 노숙인에 사비 털어

기부금도 1만불 이상 순식간에 모여

시카고 노숙자 텐트촌

시카고 노숙자 텐트촌<사진=시카고 트리뷴>

시카고 보통사람들의 선한 마음은 살인적인 강추위를 녹이고도 남았다.

시카고에서 부동산 비즈니스를 하는 캔디스 페인은 영하의 살을 에는 추위 속에 출근하던 길에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노숙자 텐트촌이 보이자 남편과 걱정스러운 눈길을 주고받았다.

여러 봉사단체나 홈리스 정책을 다루는 시정부 기관이 강추위 속에 있는 노숙자들을 일일이 챙기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남편과 뜻을 같이한 페인은 열두어군데 모텔에 전화를 걸어 노숙자자들을 투숙시킬 방을 수소문했다. 하지만 앰버인이라는 모텔만이 20개의 룸을 예약하도록 해줬다.

1박 당 70달러씩 크레딧카드로 결제한 페인은 친구들 몇을 불러 텐트촌을 돌며 노숙인들에게 모텔로 옮기라고 설득했다. 페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숙인들을 모텔로 태워다줄 차편을 제공할 사람들을 찾았다. 삽시간에 여러 명이 자원해 노숙인 다섯 가족과 임신부 2명을 모텔로 옮겼다. 페인은 따로 세면도구와 비타민, 로션, 간식과 세끼 식비 등을 마련해 2인 1실을 제공하며 추위가 가실 때까지 3박 4일짜리 모텔방을 확보했다.

시카고 노숙자들에게 모텔방을 제공한 캔디스 페인

시카고 노숙자들에게 모텔방을 제공한 캔디스 페인<사진=시카고 트리뷴>

이같은 소식이 퍼지자 익명의 사업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숙박비를 추가로 기부했다. 1만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모여 노숙인에게 60개의 모델방을 제공할 수 있게 됐고 120여명이 3일까지 따뜻한 모텔방에서 TV로 슈퍼볼 중계를 구경하며 보낼 수 있게 됐다.

페인은 “그저 순간적으로 노숙인들이 추위 속에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벌인 일”이라며 “일시적인 해결책이었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생각해내도록 영감을 줬다”며 계속해서 시카고 노숙인을 돕기 위해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J. 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페인에게 전화해 “그동안 우리가 경험한 가장 큰 ‘호의’ 중 하나였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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