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결단장소’ 삼지연 갔다…‘포스트 하노이’ 구상 마쳤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행보 주목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고비 때마다 방문했던 양강도 삼지연군을 다시 찾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 읍지구 건설현장을 돌아보고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헤럴드DBㆍ노동신문 홈페이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전후해 방문했던 양강도 삼지연군을 6개월여만에 다시 찾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군을 현지지도하셨다”며 “삼지연군 읍지구 건설현장을 돌아보면서 공사 진행 정형과 실태를 요해하셨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백두산이 자리한 삼지연군을 김일성 주석의 항일혁명투쟁 성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라고 선전하면서 ‘혁명의 고향’, ‘백두산 아래 첫동네’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삼지연군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대대적인 건설사업이 진행중이다.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삼지연군 꾸리기는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으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치열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이라며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작년 삼지연군을 찾았을 때에도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을 언급하며 대북제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당 창건 75돌까지 삼지연군 건설을 결속해 혁명의 고향 집 뜨락인 삼지연군을 현대문명이 응축된 산간도시로, 남들이 흉내조차 낼 수 없는 특색 있는 군,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사는 군으로 꾸려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현지지도는 조용원 당 부부장이 수행했으며 현지에서 박훈 건설건재공업상, 김영환 당 부부장, 리상원 양강도 당위원장, 양명철 삼지연군 위원장 등이 맞이했다.

이는 김 위원장은 과거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전후해 삼지연을 찾곤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이번 삼지연 방문을 두고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그가 나름 숙고를 마치고 향후 행보에 대한 결심을 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2013년 11월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숙청 직전과 2014년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 직전,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히기 전인 2017년 12월, 그리고 2018년에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한달 뒤인 7월과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한달 앞둔 8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이 지역을 찾은 바 있다.

김 위원장의 포스트 하노이 국면 결심과 관련해서는 러시아 방문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김 위원장의 의전과 경호를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했고,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부장관은 1~3일 평양을 다녀갔다. 유리 우사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3일 김 위원장의 방러 초청장을 보낸 상태라면서 북한으로부터 “아직 구체적 답은 없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