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체 ‘탈중국’ 가속화…수입물량 줄이고 생산공장도 이전

5월까지 중국산 수입량 12% 감소

베트남은 1년 새 36% 급증할 것으로 전망

[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기업들이 속속 중국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고율의 대중국 관세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들어 5월까지 미국의 중국산 수입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고 미국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10년 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실제 신발제조업체 크록스, 진공청소기 제조사 룸바, 카메라 기업 고프로 등이 대중국 관세를 피해 중국을 떠났으며 애플도 중국 생산공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가구업체 러브색은 매년 75% 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했지만 올해는 그 비중을 60%까지 낮췄다. 디젤 엔진 제조사 커민스는 중국 생산설비를 다른 나라로 옮겨 5000만 달러 규모의 관세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반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가장 큰 수혜국이다. 컨설팅업체 AT커니는 올해 베트남으로부터 수입 규모는 648억 달러에 달해, 2018년보다 36%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 기업들의 ‘중국 탈출’이 미국 경제에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급감한 뒤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해 12월(60.8) 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해 6월엔 51.7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현실적으로 중국을 떠나기 어려운 기업들의 하소연은 계속되고 있다.

전체 제품의 85%를 중국에서 만들고 있는 카약제조 업체 사장 존 호지는 “중국에 공급망을 갖추는데 20년이 걸렸다”며 “만약 미국에서 같은 제품을 만들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방송통신장비 제조사 줌텔레포닉스 사장 프랭크 매닝은 “미국에선 아무도 우리가 필요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SJ은 100개 이상의 기업이 중국 외엔 공급업체를 찾을 수 없다며 그들의 수입품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빼 줄 것을 미국 상무부에 요청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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