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3년 기업 규제…수용률은 20%

[헤럴드경제 정순식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영 위기 해소를 위한 기업들의 규제 완화 요청 수용률이 약 20%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혁신성장을 주요 경제정책 기조로 삼아 만 3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가 초유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련기사 6면

7일 헤럴드경제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코로나19 경제계 긴급 건의 내용의 수용률을 분석한 결과 양 단체 산술 평균 20%에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지난 3월12일 8대 분야에 걸친 30개 과제를 건의한 바 있으며, 전경련은 3월25일 15대 분야 54개의 과제를 정부에 제언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대한상의의 30개 과제 중 수용된 과제는 총 8건으로 집계돼 수용률이 27%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지역 건설현장 공사 중지 및 간접비 보상, 화평·화관법 패스트트랙 적용 범위 확대, 대형 유통시설에 대한 교통유발부담금 한시적 면제, 금융지원을 중견기업으로 확대 등이 정부의 공식 발표로 수용됐다. 이어 주요 거래국의 한국인 입국 제한 관련 애로 해결, 원격의료 확대 등 5건에 대해선 부분 수용 및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전경련의 규제 건의 54건에 대해선 총 7건이 수용돼 수용률이 13%에 그쳤다. 공항입점 임대료 감면, 한시적 영화발전기금 부과금 소급감면, 항공 지상조업체가 지불 계류장 사용료 감면 등의 건의가 정부의 발표로 공식 수용됐다. 하지만 현 정부 이후 도입된 대표적 노동 법안인 주 52시간 근로 예외 확대와 탄력적 근로시간제도 최대 단위기간 연장 등의 건의는 이번에도 수용되지 못했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 영업 허용 건의는 안동시가 수용 발표후 의견 수렴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반발로 끝내 무산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이같은 규제 완화의 성과 부진은 2018년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건의 수용률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산발적으로 이어지던 규제 건의를 종합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018년 11월 ‘혁신성장 촉진을 위한 규제개선과제 건의’의 내용으로 정부에 80건의 규제 개선안을 건의했다. 이 건의 내용을 직접 분석한 결과, 건의 철회 11건을 제외한 69건 중 수용 및 일부 수용, 기조치 등이 22건으로 나타나 수용률이 32%에 그쳤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요금 할인 제도 연장, 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 0% 적용 등의 건의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년 간 노동과 세제, 지배구조 등에서 기업들에 부담을 안기는 규제 정책들이 일관되게 강화되고 있다”며 “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시키지 않고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한국경제의 기저질환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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