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삐에로쑈핑’ 완전 철수…‘돈 되는 전문점’에 힘 싣는다

이마트의 만물 잡화점 ‘삐에로쑈핑’이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마트가 일본의 ‘돈키호테’를 본떠 2018년 선보인 삐에로쑈핑은 실험적인 시도로 주목을 받으며 매장을 7개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상품 구성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 강화에 실패, 수익성이 악화되자 전 점포 철수를 결정했다. 이마트는 작년부터 순차적으로 삐에로쑈핑을 폐점했다. 마지막 점포인 대구점은 지난달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이마트가 전문점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곳은 정리하고 좋은 곳은 덩치를 키우는 효율성 중심의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의 본업인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위기를 버텨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실 점포 정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감에 따라 올 하반기 적자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수익성이 악화된 전문점을 대거 철수했다. 먼저 삐에로쑈핑 7개점의 영업을 차례대로 종료했다. 2017년 문을 연 헬스앤뷰티(H&B) 스토어인 ‘부츠’의 구조조정 작업도 마무리했다. 부츠는 매장을 33개(작년 기준)까지 확대할 정도로 외형을 키웠으나 부실 점포 증가로 철수를 결정하면서 마지막 점포인 김포 트레이더스점과 이마트 자양점의 영업을 지난달 5일 종료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31일 영업을 종료한 삐에로쑈핑 명동점. [연합]

전문점 구조조정 효과로 적자폭은 축소됐다. 이마트 전문점의 올 1분기 영업적자는 전년 대비 31억원 줄어든 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지영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문점 21개점 폐점과 52억원의 재고 관련 손실 발생에도 적자 점포의 축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2분기까지 재고 관련 손실이 반영된 이후 분기별 영업적자 규모가 100억원대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높은 전문점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 전문점 매출에서 60%가량을 차지하는 자체상표(PB) 전문점 노브랜드가 대표적이다. 2015년 문을 연 노브랜드는 올 1분기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하며 25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확산되면서 노브랜드가 수혜를 입었다는 것이 이마트측 설명이다. 노브랜드는 올해 10개 점을 출점, 전국에 2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전 매장 일렉트로마트도 수익성 높은 전문점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킨텍스 이마트타운에 1호점을 연 이후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46개 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3개 점을 추가로 출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전문점 사업의 구조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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