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지분 매입…삼천리그룹 힘받는 3세 경영

삼천리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이은백(사진) 사장이 최근 10년 만에 자사주를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3세 경영인으로 삼천리그룹의 신규사업 개발에 집중해왔던 이 사장이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삼천리그룹에 따르면 이은백 사장은 지난 달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0차례에 걸쳐 15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 사장의 지분 매입은 지난 2010년 1월 이후 10년 만이다. 그동안 7.84%에 머물렀던 그의 지분율은 8.39%로 증가해 기존 최대주주이자 작은아버지인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8.34%)을 제쳤다.

1973년생인 이 사장은 이장균 삼천리그룹 창업주의 장손으로, 미국 페퍼다인대학 경영대학원(MBA)을 마치고 2004년부터 삼천리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아버지 이천득 부사장이 1987년 작고하면서 그의 동생인 이만득 명예회장이 실질적인 경영 전반을 총괄해왔다.

지난 2016년 이 명예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면서 조카 이 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삼천리는 한준호 회장과 이찬의 부회장, 유재권 사장 등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이 사장이 10년 만에 지분 매입에 시동을 걸면서 재계에서는 3세 경영체제가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천리는 지난해 기준 매출액 3조4620억원을 올린 도시가스 공급 업체다. 그러나 최근 도시가스 사업의 정체와 액화천연가스(LNG) 기반 민자발전 사업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어 신사업 발굴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사장은 2010년부터 해외사업 담당임원으로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집중해왔으며 2014년 미주본부장에 임명됐다. 현재 삼천리의 해외 부동산 및 투자 지주사 ‘SIM, a California Corp’과 미국 외식사업 계열사인 ‘Samchully L&C Corporation’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다.

작년 12월 그룹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3세 경영에 더욱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삼천리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일부 제약이 있지만 이 사장이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경영 활동을 해왔다”면서도 “ 아직 경영권 승계나 전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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