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반등 이미 2분기 반영됐는데…하반기 수출회복 가능할까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수출 금액이 전기대비 11%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한은은 2분기 중국의 경기 반등이 수출 등 하반기 우리 경제의 회복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미 2분기에 선반영돼 향후 성장률 제고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결국 미국과 신흥국 등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주요국들의 경기 개선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여건 개선도 장담할 수 없단 것이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금액(수리일 기준)은 323억달러로 1분기보다 32억달러(11.0%) 증가했다.

수출 상위 20개국 중 중국이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는데, 2분기엔 중국과 대만(2억9000만달러↑)만 수출 규모가 늘었다. 미국을 비롯한 나머지 18개국은 모두 마이너스 증가를 보였다.

대미(對美) 수출액은 2분기 156억원으로 한 분기 사이 33억6000만달러(17.7%)나 감소, 20개 나라 중 최대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3위 수출국인 베트남도 2분기 91억달러로 전기대비 28억8000만달러(23.9%) 줄었다.

올 2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보다 3% 이상 뒷걸음질 친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위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와 한은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지난 2분기 경기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에 3분기부터 점차 이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주 3분기 경기 전망과 관련. “주요국들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더라도 경기 위축을 우려해 록다운(이동제한)을 강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무엇보다 중국 경제가 2분기에 급반등했기 때문에 중국이 최대 수출 상대국인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데이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미 상당 부분 중국의 경기 반등이 2분기 수출에 반영된 만큼 미국 등 중국 외 국가들의 경제 정상화 없인 56년 만에 가장 악화된 수출이 회복되는 것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점 때문이다.

2분기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철도용 차량과 부품이 전기대비 48억7000만달러(34.9%) 하락, 품목 중 가장 많이 감소했다.

이를 이어 정유(42억9000만달러, 48.7%), 반도체 등 전자기기(26억2000만달러, 6.9%), 선박(16억2000만달러, 30.0%)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지난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3.2%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중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6.4%, 2분기 6.2%, 3·4분기 6.0%로 6%대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6.8%로 급감한 바 있다.

gil@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