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5년간 사모펀드로 3300억원 수익…판매액 70조원

[사진=지난 20일 여의도 NH투자증권 앞에 모인 옵티머스 펀드 피해자 모임 구성원들이 사기 판매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사모펀드 규모는 70조원, 은행들이 챙긴 수수료는 3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2015년~2019년 5년간 70조6735억원어치의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연도별로는 2015년 5조7586억원, 2016년 7조9650억원, 2017년 16조7248억원, 2018년 20조6559억원, 2019년 19조5692원이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에 따른 규제 완화 이후 사모펀드 시장 자체가 두 배 이상 커지면서 은행의 판매규모도 커졌다. 은행 역시 저금리로 전통적인 이자이익을 내는 것은 어려워지면서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판매를 늘렸다.

실제 은행이 받은 판매수수료는 2015년 356억원, 2016년 489억원, 2017년 674억원, 2018년 836억원, 2019년 960억원으로 해마다 커졌다. 은행별로 5년간 받은 판매수수료를 보면 하나은행(966억원)이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682억원), 신한은행(640억원), 농협은행(643억원), 국민은행(384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는 펀드를 판매하거나 환매할 때 받은 수수료만 더한 값으로, 펀드 가입 기간 지속해서 받는 판매보수까지 고려하면 사모펀드 관련 수입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모펀드 시장은 지난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올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사고가 잇따르자 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고난도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올해 1분기 5대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액은 2조1758억원, 판매수수료는 18억원 규모로 쪼그라든 상태다.

박용진 의원은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는 판매사는 물론 자산운용사와 사무관리회사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이들이 책임 있게 영업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자산운용사와 일반사무관리회사의 평균 수수료(보수) 비율은 각 0.205%, 0.012%이다.

국회 정무위는 이날 열리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업무보고 자리에서 사모펀드 감독 책임 및 제도 개편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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