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례는 고3인데, 수능일 또 미루나…‘수능 D-100일’에 수험생 대혼란

오는 25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 앞두고 24일 오후 광주 제일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들이 집중해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25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수도권의 유치원과 초·중·고의 원격수업 전환을 밝혔다. 일단 고3 수험생들은 등교 중지에서 제외됐지만 12월3일 수능을 앞두고 대혼란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 수능일 재연기론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에 대해 3단계에 준하는 원격수업 전환 방침을 선제적으로 밝힌 것은 그 만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때문이다. 

전날 등교수업을 중단한 학교는 전국 1845개교로, 5월 말 순차등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서울 148곳, 경기는 422곳, 인천은 167곳 등으로 수도권이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심화될 경우, 조만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수 있다. 이 경우 모든 학교는 문을 닫고 원격수업을 해야 한다. 고3은 현재 대입시험을 앞두고 있어 매일 학교에 가고 있지만, 3단계가 되면 등교가 전면 중단된다. 등교가 중단될 경우, 아무래도 생활습관이 흐트러져 고3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수생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 여파로 정부가 이달 30일까지 300인 이상 대형학원의 문을 닫게 되면서, 대형학원 재수종합반 수험생들은 스터디카페나 소형 학원을 찾아다니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입시 준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3 및 재수생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더해 입시일정 조정 가능성까지 언급되면서 이래저래 불안감 속에 수능 100일을 앞두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에 수능을 당초 계획보다 2주 뒤엔 12월3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에도 교육부는 줄곧 12월3일 수능을 예정대로, 난도 조정없이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또 다시 수능 연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감염의 위험이 있어서 도저히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며 “포항지진때 전국 수능 시험을 연기한 것처럼 수능 시험일이 다시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 부총리가 최근 언급한 ‘플랜B’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경우, 수능 추가 연기 가능성이 남아 있는 셈이다. 유 부총리는 최근 “수능을 예정대로 준비하겠다”면서도 “그 이후의 여러 상황과 관련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하고, 필요하면 플랜B도 준비한다”고 말했다.

입시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는 확산 규모와 지속 기간 등을 예측할 수 없어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됐을 때보다 훨씬 더 수험생들의 혼란과 불안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평가연구소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여건이지만, 수험생들은 끝까지 학습 패턴을 유지하고 수시 지망대학을 선택하고 수능 마무리 공부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시 위주로 지망하는 학생들도 수능 최저를 염두에 두어야 하고, 수험생 수 감소로 수능 최저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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