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컨벤션] 멜라니아부터 트럼프 차남·차녀 등판 ‘가족 잔치’…폼페이오 동원 논란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렸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에 나섰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 행사에 참석한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5일(현지시간) 밤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렸던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충실한 각료 중 하나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동 순방 도중 예루살렘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 나서면서 각계각층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진행된 공화당 전당대회 2일차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멜라니아 여사의 지지 연설이었다.

‘대통령의 정원’으로 불리는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에 나선 멜라니아 여사는 합법적 이민자인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미국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또, 각종 정책의 세부사항에 대해 깊게 파고들기보다는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이 그려낼 청사진에 대해 초점을 맞췄다.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의 찬조 연설 일정에 앞서 손수 로즈가든을 리모델링하면서 백악관이란 공간을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위한 개인적 용도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곱지 않은 시각도 고개를 들었다.

앞서 지난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4년 만에 다시 공식 석장에서 연설에 나선 멜라니아 여사에 대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대선 전당대회 당시 멜라니아 여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의 8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후 아들 배런에게 집중하겠다면서 사실상 선거운동에서 사라진 바 있다.

4년 전 망신을 만회하기 위해 멜라니아 여사는 절치부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여사 비서실장 스테파니 그리샴은 “연설문의 모든 표현은 여사가 직접 쓴 것”이라며 “여사는 매우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전대 둘째 날 일정에도 차남 에릭 트럼프와 차녀 티파니 트럼프가 찬조 연설자로 등장하는 등 첫날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 가족들의 등장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두번째)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초반부에 직접 등장해 은행 강도 혐의로 체포된 이후 죄수들을 위한 교화 프로그램을 개설한 존 폰더(왼쪽 첫번째)에 대한 사면장에 서명했다. [로이터]

트럼프 대통령은 전대 초반부에 직접 등장해 은행 강도 혐의로 체포된 이후 죄수들을 위한 교화 프로그램을 개설한 존 폰더에 대한 사면장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원의 힘에 대한 아름다운 증거”라며 “나는 계속해 전직 수감자를 포함한 모든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정 중 관심을 끈 또 한 사람은 바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었다.

지난 23일부터 중동 국가를 순방 중인 폼페이오 장관은 예루살렘에서 사전 녹화된 동영상으로 찬조 연설에 나섰다.

찬조 연설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외교 정책에 대해 치켜세웠다. 특히,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비롯해 최근 중재에 성공한 이스라엘·UAE 수교 등 중동 정책 드라이브, 북한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 재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찬조연설에 나서는 것을 두고 정당 정치와 거리를 둬 온 국무장관들의 관행을 깨버렸다는 비판이 더 커졌다.

중동 국가를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2일차 일정에 사전 녹화된 동영상으로 찬조 연설에 나섰다. 지난 2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발언 중인 폼페이오 장관의 모습. [로이터]

폼페이오 장관 측에서는 공무와 별도로 세금을 쓰지 않고 연설을 녹화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미 언론들은 연설을 위해 이동하는 데만도 경호 및 수행인력이 동행해야 한다며 그게 다 세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은 즉각 “연방정부 소속 공무원의 공무 중 정치활동 참여를 제한하는 ‘해치법(Hatch Act)’등에 저촉된다”며 미 하원 차원의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고, 조 바이든 대선후보 캠프도 “세금으로 지원되는 외교 공무 중 대통령 재선을 위한 심부름꾼으로 복무하겠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결정은 완전히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미 상원의원 중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랜드 폴 의원을 비롯해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 등이 찬조 연설자로 나섰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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