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 사극전문 PD가 추억하는 배우 고(故) 신국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중견배우 신국이 지병으로 29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4세.

배우 신국은 2017년 한양대 병원에서 루게릭 병을 진단받아 투병해오다, 폐렴 증상까지 겹치면서 숨을 거두게 됐다.

1947년생으로 서울예술대학 재학시절부터 연극무대에 선 고인은 1969년 MBC 공채 탤런트가 되면서 TV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배우의 길을 걸었다.

고인은 드라마 ‘전원일기’(1980), ‘제1공화국’(1981) ‘조선왕조 500년 설중매’(1984) ‘원미동 사람들’(1988) ‘허준’(1999) ‘상도’(2001) ‘야인시대’(2002) ‘대장금’(2003) ‘서동요’(2005) ‘이산’(2007) ‘동이’(2010) ‘마의’(2012) ‘옥중화’(2016) 등 다수의 MBC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중에서 ‘서동요’(2005)는 이병훈 PD가 MBC에서 퇴사하고 프리랜서가 된후 SBS에서 방영됐다. ‘옥중화’는 고인의 유작이 됐다.

출연작품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극전문 PD’인 이병훈 PD(76)의 작품에는 거의 다 출연했다. 워낙 성실하게 연기 생활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이 PD의 눈에 띈 것이다.

이병훈 PD는 고인의 투병사를 자세히 알고 있었다. 이 PD에 따르면, 고인은 2007~2008년부터 입근육이 부자연스러워지면서 발음이 잘안나오게 되는 증상이 생겼다고 한다. 배우에게는 매우 큰 걱정거리였다.

고인은 신경정신과 등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정확한 병명을 찾지못했다. 당시만 해도 발음이 약간 어색한 것 외에는 생활에 큰 지장이 없었다고 한다.

2012년 ‘마의’를 찍을 때는 발음이 좀 더 안좋아져 수 차례 NG를 냈고, 2016년 ‘옥중화’때에는 발음이 어색한 정도가 심해져 중도 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고인은 음식을 먹는 게 불편해지면서 2017년쯤에야 한양대 병원에서 루게릭병(근육이 경직되거나 위축되어 마비되는 질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병훈 PD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처음에는 병인지 모르고 발음이 어색해 야단을 치기도 했다. 그러다 정성 들여 발음하면 좀 괜찮아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게 병인지는 몰랐다”면서 “고인은 선량하게 생겨 악역을 줄 수가 없었다. 그동안 많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의 연기를 잊을 수가 없다. 곧 빈소에 갈 것이다”고 말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특히 고인은 ‘대장금’에서 내시 역할을 맡아 장금이(이영애)를 도와 주는 역할로 수랏간 상궁인 고(故) 여운계와 함께 콤비 연기를 펼쳐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에도 사극에서도 관리자나 책임자 역으로 부하에게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지시하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고인은 전북예술신학교 교수와 명지대학교 강사로 강단에서 연기를 가르치기도 했다. 슬하 2남 1녀. 빈소는 경기도 김포시에 있는 쉴낙원 김포장례식장 8호실에 마련됐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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